丁亥年의 희망찬 새 해가 밝았다. 매년 찾아오는 새 해지만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자 오․찾․사(오름을 찾는 사람들)회원들과 새벽등반을 하였다.

1월1일 새벽 2시50분경 제주시를 출발하여 성판악에 도착하니 간간히 비가 내리고 있었다.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른 새벽부터 부지런을 떤 등산객들이 타고 온 차량들로 도로 양쪽500m까지 긴 행렬을 이루고 있었다. 다사다난 했던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 첫날 어둠을 뚫고, 온 천하에 빛을 서서히 전하는 해돋이를 보며 심기일전하려는 마음이 전국 각지의 사람들을 여기 한라산으로 불러 모은 듯 하였다.   

우리 일행은 복장과 장비를 갖추고 등반길에 올랐다. 눈이 간간이 쌓인 등반로를 따라 어둠을 헤쳐 나가는 발걸음이 가벼웠다. 어둠으로 인하여 주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지만, 숲에서 느끼는 자연의 향기와 신선한 공기는 나의 가슴 깊숙이 상쾌함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한 시간이 지나면서 몸은 땀으로 촉촉이 젖어 들었고, 등산로에는 등산객들로 인간띠가 형성되어 혼잡했지만, 새로운 아침을 한라산 정상에서 맞이하겠다는 의지로 모두들 활력이 넘쳐 보였다. 속밭 휴게소(약5.5km)를 지나 1400고지인 사라대피소 지점에 이르자 평소 조깅으로 꾸준히 체력단련을 해 와 체력에는 자신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대자연의 장엄함에는  비길 바가 아닌 듯 피로로 인하여 심장 박동수가 높아졌다.

그러나 이를 악물고 용기를 내어 천천히 호흡을 조절하면서 진달래밭 대피소에 도착하니 먼저 출발한 등산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그곳에서 회원 각자가 준비한 음식으로 요기를 하는데 온 천지가 새하얀 눈으로 덮인 곳에서 새빨간 초고추장에 먹는 생선회는 말 그대로 어느 산해진미 부러울 것 없을 정도로 감칠맛이 났다.    

우리 일행은 여전히 어둠이 가시지 않은 등반로를 손전등에 의지하며 새벽의 찬 서리와 세찬 칼바람을 맞으며 정상을 향하였다.

  드디어 정상 도착! 정상에 올랐을 때의 그 뿌듯함은 산을 오르는 사람들만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해냈다는 자신감에서 오는 그 전율을.....

 비록 찬서리와 강풍으로 해돋이와 백록담의 절경을 감상할 순 없었지만 서서히 밝아오는 하늘을 보며 소방공무원으로서 제주도민 모두의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새벽등산을 위해 부지런을 떨고 지친 몸과 마음을 다독이며 정상에 올랐듯, 나 자신을 채찍질도 하고 때론 다독이기도 하면서 올 한해도 2007년이라는 정상을 향해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오를 것이다.

그리고 도민들의 안전의식 향상으로 우리의 아름다운 제주도가 국제 안전도시로 인증 받을 수 있도록 안전한 제주 만들기에 최선을 다 할 것이다.<이도119센터 이승학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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