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2000'으로 이름붙여진 유럽축구선수권전은 열광속에 치러졌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최종결승전을 물론 축구강국들이 펼치는 경기는 하나하나가 명승부전으로 기록된다. 월드컵축구도 아닌데 23일동안 세계축구팬들을 흥분속으로 몰아놓을정도다.

유로2000의 우승을 프랑스가 거머쥔것은 열흘전이다. 게임종료 30초앞둬 동점골을 만들었고 연장전에서 마침내 이탈리아를 무릎꿇게하는 극적인 드라마를 연출했다. 98월드컵에 이어 선진축구그룹 유럽에서도 우승, 프랑스는 그야말로 세계축구의 정상임을 재확인했다.

프랑스의 세계축구제패에는 나름대로의 배경이있다. 오랫동안 축구강국에 서있었고 마침내 세계축구를 흔드는것은 노력의 대가가 아닐수없다. 협회등록선수만 2백20만이고 아마추어클럽만도 2만개를 웃돌만큼 폭넓게 다져진데서 비롯된 것이다.

또하나 눈길끄는 원동력이 있다면 조직적으로 운영되는 유스프로그램이다. 유망청소년 발굴및 육성에 프로팀들도 주도적 역할을 하는것은 특히 관심거리다. 유소년팀에서부터 15세이하, 17세이하, 20세이하팀으로 나눠 체계적관리에 투자를 아끼지않는다고한다.

꿈나무육성이 새삼스럽게 강조되는 대목이다. 우수선수까지 다듬어지는데 동문이나 학부모의 호주머니에 거의 의존하는 우리처지를 돌아보게한다. 물론 이런 문제가 우리한테만, 그리고 축구의 현실에만 한정된게 아닐테지만 보통 부러운 일이 아니다.

오늘부터 고교축구 한마당인 백록기전국축구대회가 열린다. 8일간의 일정으로 도내 5개경기장에서 분산개최된다. 8회째인 이번대회에는 전국에서 50개팀이 참가, 전에없던 열전이 기대되는 동시에 더위를 잠재우는 선수들의 기량도 적지않게 뿜어져나올것으로 기대된다.

백록기축구잔치의 얼굴들은 미래의 한국축구를 짊어지고 나갈 차세대주역들이다. 어려운 축구환경속에 '꿈'키우는 이들한테 무엇보다 힘이되는건 운동장에서의 뜨거운 성원과 박수일것같다. 월드컵 개최지역의 축구문화를 한층더 성숙시키는 차원에서도 관심가질만하다. 어쩌면 유럽축구가 지금처럼 막강세를 보이는 이유가운데 첫번째는 유로2000에서 엿볼수있었던 것처럼 축구사랑이 경기장안팎에 짙게 깔려있는때문인지도 모른다.<백승훈·서귀포지사장 겸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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