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현장설명회서 200여점…암매장지 윤곽 확인

   
 
  4.3희생자 발굴단은 26일 제주시 화북일동 속칭'가릿당동산 동녘밭'에서 4.3희생자 유해발굴 현장 설명회을 개최했다. <조성익기자>  
 

·3 당시 30여명이 집단 학살된 곳으로 알려진 제주시 화북1동 속칭 ‘가릿당동산 동녘밭’에서 발굴된 유해·유품 200여점이 공개됐다.

이와 함께 학살·암매장지 구덩이 윤곽도 뚜렷하게 확인, 4·3유적지 지정이 요구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대학교 (사)제주4·3연구소는 26일 오후 제주시 화북1동 가릿당동산 동녘밭 현지에서 4·3 희생자 유해발굴 현장설명회를 갖고, 발굴한 암매장지와 유해·유품을 공개했다.

44·3희생자 유해 발굴·감식팀은 지난 15일부터 11일간 발굴작업을 벌여 유해 87점과 유품 137점을 발굴·수습하고 학살·암매장지 윤곽을 확인했다.

발굴된 유해는 두개골, 하악, 지골, 족골 등 파편화된 상태로 온전한 유골은 1구도 없었다.
 
암매장된 뒤 유족들이 개별적으로 시신을 수습한데다 암매장지 일대가 경작지로 활용되면서 토양 산성화로 유골이 심각하게 훼손됐다는 게 발굴·감식팀의 분석이다.

   
 
   
 

유품으로는 카빈 완탄·탄두·탄피, M-1 탄두·탄 클립·탄피, 단추, 옷, 지퍼, 곰방대 등이 발굴됐다.

이에 따라 제주4·3 당시 군트럭에 실려온 주민 30여명이 이곳에서 총살된 뒤 암매장됐다는 유족과 목격자들의 증언이 상당부분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책임자인 강현욱 제주대 교수는 “체계적인 발굴작업으로 학살터와 매장지가 일치하는 곳은 처음 발견됐다”며 “발굴된 유해의 유전자 검사 등을 통해 연령 및 신원 확인 작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유철인 (사)제주4·3연구소 상임이사는 “60년 역사가 이곳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며 “진실 규명을 위해 4·3유적지화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한편 도는 이번 유해발굴을 포함, 2009년까지 제주4·3 학살터로 알려진 도내 11곳에 대한 유해발굴 작업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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