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시의회가 후반기 의장선출을 둘러싸고 비난과 폭로전으로 얼룩져 시민들에게 추한 모습을 보여줬다.<조성익 기자>

 의장 선출을 둘러싼 제주시의회의 자리싸움은 앞뒤 가리지 않는 극한대립으로 끝나 막가파식 추한 싸움을 시민들에게 보여줬다.

 비주류측 의원 9명은 주류측 의원 8명이 회의장을 빠져나간 후 반쪽선거를 강행,반쪽의장 체제를 출범시킨 데 맞서 주류측에서는 선거원천 무효를 주장하며,법정투쟁을 벌일 방침으로 있어 시의회는 지난 91년 지방의회 부활이후 가장 큰 시련에 직면했다.

 강영철 전의장을 중심으로 한 8명의 주류측 의원은 의장 선출을 위한 지난달 30일 임시회를 ‘사전협의가 없었다’는 이유로 일방적 정회로 자동폐회를 유도하더니 13일 임시회에서도 네 차례나 정회를 선언하는 필리버스터(의사진행방해)로 일관했다. 또 자신들과 약속을 깨고 상대진영으로 넘어간 김상홍·허성부·이정생·이경선·홍석빈 등 5명의 의원을 겨냥해 정치적 보복색채가 다분한 비난과 폭로전으로 본회의장을 물들였다.

 하지만 홍석빈 전의장 중심의 비주류측 9명의 의원은 철저히 ‘힘의 논리’로 맞섰다. 주류측이 저녁식사를 하겠다며 정회 후 회의장을 빠져나가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임시의장을 전격 교체하고 반쪽 투표로 반쪽 의장단을 선출하는 시의회 사상 큰 오점을 남겼다.

 시의원들이 제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회의장을 싸움판으로 만들자 이를 비난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도 잇따르고 있다.

 ID가 ‘HNS48’란 시민은 신문고를 통해 “도대체 뭐 하는 사람들인지,제주시민으로서 창피해서 못살겠다”면서 “초등학교 반장선거도 당신들보다는 낫다.조카·손자가 부끄럽지 않느냐.의원직을 제주시민에게 반납하라”고 강한 어조로 나무랐다.

 또 글쓴이가 ‘제주시민’이란 사람은 “요즘 시대가 어떤 땐데 밥그릇 싸움을 하느냐.시민의 대표라는 사람이 품위를 지킬 줄 알아야지 ‘조폭’처럼 니편 내편 가르기 하는 짓이 너무나 한심하다”고 꾸짖고는 “시민들을 위한 무엇을 할지를 고민하는 의원이 돼달라”고 충고하는 등 시민들의 항의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편 주류측 전한종·안창남 의원은 이번 선거가 불법이라며 항의의 뜻으로 삭발했다.<이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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