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전도 미디어 콘테스트 한 단계 업그레이드작품마다 묻어나는 학생들의 열정

   
 
  ▲ 심사위원들이 미디어콘테스트 출품작들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김대생 기자>  
 
학교미디어는 학생들의 소통의 장이다.

학교신문이나 교지·동아리지 등을 통해 학생들은 그들의 생활양식과 문화를 이야기하고, 그들의 눈을 통해 사회와 접목한다.

전국무대에서 이미 정평이 난 제주 학생들의 솜씨는 이번에도 역시 예사롭지 않았다.

제민일보사와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8번째로 마련한 전도 학교미디어 콘테스트 출품작들은 그 수준이나 완성도 등에서 한 단계 정제된 세련미와 개성을 보여주었다는 평가다.

전체 23점의 출품작 가운데 학교신문이 14점으로 예전처럼 풍성했고, 특별부문도 5점이었지만, 이번에 신설된 동아리지와 교지는 각각 2점으로 빈곤해 아쉬움을 남겼다.

   
 
  ▲ 입상작들. <박민호 기자>  
 
심사위원 5명이 지난 30일 제민일보사 2층 회의실에서 심사한 결과 학교신문 부문에선 이번 콘테스트에 앞서 지난해말 전국대회를‘제패’한 「한동어린이신문」(한동교), 「차귀소식」(고산중), 「서실계」(한림고)는 작품성이 뛰어났지만 심사대상에서 제외하고 「동남소식」(동남교)을 최우수작으로 선정했다.

동아리지 부문에선 아마추어 솜씨로 보기에 의문이 들 정도로 세련된 편집과 다양하고 알찬 내용으로 꾸며진 「느루」(신성여중)에 최우수상이 돌아갔다.

교지부문은 최우수작을 내지 못한 아쉬움 속에 개개의 작품 나열에 그치지 않고 환경시범학교 체험활동 등을 다양하게 담아낸 「된밭」(납읍교)을 우수작으로 선정했다.

특별상에 선정된 「넘나들기」(봉개교 책사랑모임)는 학부모들이 책을 읽고 토론한 내용과 책 읽어주기 활동들을 엮은 점에서, 「한수풀책사랑 제6호」(한수풀도서관)는 평생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한 주민들의 시와 독후감 등을 엮은 점에서 심사위원들의 눈길을 끌었다.

다음은 수상작 및 지도교사상

▲학교신문 △최우수=「동남소식」(동남교) △우수=「제주서어린이신문」(제주서교), 「미르샘」(사대부중) △가작=「대기학보」(대기고) ▲교지 △우수=「된밭」(납읍교) △가작=「녹고메 제11호」(장전교) ▲동아리지 △최우수=「느루」(신성여중) △가작=「동지세미」(남녕고) ▲특별부문 △특별상=「넘나들기」(봉개교 책사랑모임) 「한수풀책사랑 제6호」(한수풀도서관) ▲지도교사상=양영심(동남교 교사, 학교신문 부문) 이재삼(신성여중, 동아리지 부문) 

이래서 ‘최우수’

   
 
   
 
<동남신문>

“선생님 동남소식 언제 또 나와요. 이번 신문에는 어떤 내용이 나와요”

우르르 몰려나온 아이들이 던지는 쉼 없는 질문에 동남신문의 의미가 담겨있다.

5·6학년 12명의 어린이기자들이 계절마다 16면으로 엮어내는 동남신문은 교육활동은 물론 글과 그림, 토론마당 등을 통해 가능한 많은 어린이들의 활동모습과 생각 등을 생동감 있게 전한다.

친구를 칭찬하는 ‘사랑의 메아리’, 계발활동 부서를 어린이기자들이 탐방하는 ‘작은 모임 큰 얘기’, 책을 읽고 느낀 이야기 세계를 그림이나 글로 담아내는 ‘책 속에 꿈이 있어요’등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저마다의 생각을 스스럼없이 표현하는 ‘와글와글 토론마당’과 희망하는 어린이들의 작품으로 엮는 ‘글과 그림이 있는 풍경’도 어린이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는 동남신문의 자랑이다.

   
 
   
 
<느루>

느루는 ‘서두르지 않고 오래도록’이라는 순수한 우리말이다.

매월 1회 이상 토요일을 활용한 문화재 보존·관리상태 모니터링, 문화재 알림 활동 등 5년째 이어져온 문화재지킴이 활동을 통한 변화와 소중한 추억들은 학생들에게 ‘어울리지 않는’ 지나친 세련미를 보충하고도 남음이 있다.

이번 3집은 중국의 동북공정프로젝트의 내용과 그에 대한 지킴이들의 생각, 직지심체요절·외규장각·몽유도원도 등 외국으로 유출된 우리 문화재 이야기 등을 풀어낸 ‘함께 가꾸는 문화재’로 서두를 열었다.

저마다의 문화체험과 문화재에게 쓰는 편지로 엮어낸 ‘문화재와 아이들’, 제주의 설화와 민요·향토음식과 탤런트 고두심씨 인터뷰를 통한 제주의 인물 ‘김만덕 할머니를 알고싶어요’등으로 ‘혼저 옵서예’도 꾸몄다.

제1회 문화재사랑 글짓기대회 및 가족사생대회 입상작과 개인 활동수기도 담는 등 문화공동체 의식 공유를 위한 노력의 흔적이 곳곳에 배어 있다.

 

심사평-김종식 제주특별자도교육청 장학사

   
 
  ▲ 김종식 장학사.  
 
미디어교육의 기회로 활용하자

‘전도 학교 미디어 콘테스트’는 학교 미디어 교육을 선도하기 위해 열고 있는 교육사업이다. 청소년들로 하여금 미디어 시대에 필요한 능력을 키워주는 계기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대회만을 위한 콘테스트가 아니라, 1년 동안 ‘학교 신문, 교지, 동아리지 제작’이라는 매체를 통해 학생과 지도교사가 서로 토론하고 협의하는 미디어 교육을 유도하고, 그 결과물을 심사하는 콘테스트로 발전해 가야 할 것이다.

학교신문 부문은 응모작이 많은 것처럼 수준도 향상됐다. 심사위원들의 논의 끝에 동남교의 ‘동남소식’과 제주서교의 ‘제주서어린이신문’, 사대부중의 ‘미르샘’과 대기고의 ‘대기학보’를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최우수작으로 선정된 ‘동남소식’은 계간으로 계절에 따라 ‘색깔 있는 신문’을 만들어 어린이에게 다가가고 있었다. ‘제주서어린이신문’은 아기자기하게 편집하였을 뿐만 아니라 기사제목을 제주어로 표현한 것이 차별됐다. ‘미르샘’은 학교신문의 틀 변화와 편집이 참신했고, ‘대기학보’는 일반계 고등학교 신문에 걸맞게 대입 전략이나 구술면접은 좋았으나, 기존 신문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 아쉬움을 남겼다.

교지부문과 동아리지 부문은 응모작이 가뭄이어서 매우 안타까웠다. 어쩌면 가장 활발해야 할 영역들인데도 불구하고 응모학교가 예상외로 적었다. 이는 지난 한국언론재단에서 주최한 대회와 겹친 결과라 판단돼 내년부터는 두 대회를 하나로 통합할 수 있는 슬기를 발휘해야 하겠다.

교지부문에는 납읍교의 ‘된밭’과 장전교의 ‘녹고매’를, 동아리지부문에는 신성여중의 ‘느루’와 남녕고의 ‘동지세미’를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된밭’과 ‘녹고매’ 모두 문집 틀을 벗어나지 못한 한계가 있었지만, 환경 체험활동을 기획특집으로 다룬 ‘된밭’을 우수작으로 정했다.

동아리지 부문에서는  ‘느루’가 타이틀 ‘제주문화재지킴이’ 외에도 디자인이나 편집, 제목 뽑기 등 동아리지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는 심사위원들의 평가를 받으면서 최우수작으로 선정됐다.

특별상 부문에는 학부모님들이 책을 읽고 ‘발제, 생각나누기’와 함께 자율총평까지 포함시킨 봉개교 책사랑모임의 ‘넘나들기’와, 독서활동과 시창작 교실 등 지역과 밀착된 평생교육 프로그램 활동 결과물인 한수풀도서관의 ‘한수풀책사랑’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입상에 탈락한 학교에 위로의 말씀을 드리면서, 내년에는 학교 미디어교육과 병행된 교육활동 결과물, 학생들의 참여가 많고 중심이 되는 학교신문과 교지들이 많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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