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동안의 따뜻한 날씨 속에 개나리와 유채꽃이 피어 가고, 어느덧 봄이 성큼 코앞에 다가온 느낌이다.

제주감귤의 대명사인 한라봉이 당도가 낮고 신맛이 강한 저급품 출하로 품질이 예전 같지 않다는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자주 들려오고 있다.

지난 2월 7일부터 8일까지 남해안지방 한라봉 재배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전남 나주와 고흥지역, 경남 거제지역을 방문한 적이 있다. 제주지역보다 시설조건이 좋지 않고 재배기술도 다소 떨어졌지만, 완숙과를 골라 수확하여 당도가 13~16도, 산함량은 0.9~1.2% 정도로 품질이 비교적 우수하였다.

특히, 당도 13~14도 이상 산함량 1.0% 이하의 한라봉 출하기준을 정해 대형백화점 및 인근대형도매시장 등에 선별 판매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이 곳 농가들이 제주 한라봉과 품질차별화 노력을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현재 남해안의 한라봉 재배면적은 제주의 4.1% 수준이다. 이번 조사결과로 볼 때, 남해안 지역 한라봉은 시설비와 난방비 부담으로 급속히 확대될 가능성은 낮아 보였지만 시설비 등이 보조될 경우에는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도 품질향상을 위한 노력이 반드시 뒤따라야 하겠다.

우선 산함량이 높은 고접 육성수를 묘목 육성수(M16A)로 교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한라봉의 맛은 산함량에 따라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고접 육성수에서는 신맛이 강한 한라봉이 생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품질이 고른 한라봉 출하를 위해 비파괴선과기를 도입, 철저한 품질관리 출하시스템을 정착시키고 명품브랜드 육성도 점차 확대시켜 나가야 하겠다.

지금이 제주 한라봉의 위기라고 하면 지나친 표현일지 모르겠지만, 전남과 경남의 남해안 따뜻한 지방에서도 품질 높은 한라봉을 생산, 출하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제주 한라봉 재배농가들도 한라봉 도입초기의 마음가짐과 관리가 필요하지 않은가 한다.

끝으로, 이번 남해안 지역 한라봉 재배실태를 견학 다니면서 어느 한 농장에서 눈에 띈 글을 소개하고자 한다. “자신의 농사는 수익을 내기 위한 사업이다. 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과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 아울러 사업성패의 책임은 모두 자신에게 있다. 남이 자기대신 농사지어 주지 않고 관리해 주지 않는다. 모든 것은 자신의 탓이다.”라는 글로서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는 문장이었다.

누구도 맛없는 한라봉을 생산하려고 하지는 않겠지만, 앞으로 소비자를 감동시킬 수 있는 맛있는 한라봉 생산?출하만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제주 한라봉의 옛 명성을 이어가는 길일 것이다. 이제, 심기일전하여 새로운 마음으로 고품질 한라봉 생산에 더욱 노력해야 하겠다.<제주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농업연구사 강 종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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