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러운 자동차 유리창에 그림 그리는 '먼지그림 화가' 화제

 

미국의 한 괴짜 화가가 먼지가 수북이 쌓인 자동차 유리창을 캔버스 삼아 이색적인 작품활동을 벌이고 있어 화제다.

5일(현지시각) AP통신을 비롯한 미국 언론에 소개된 화제의 주인공은 미국 텍사스주 샌 마르코스에서 활동 중인 스콧 웨이드(48)씨.
텍사스 주립대학에서 예술학위를 받은 그는 이전에도 현지언론에 몇 차례 소개된 적이 있는 유명인사. 일명 '먼지 그림'을 그린지도 4년째로 접어들었다.

자신을 '더러운 자동차 예술가(dirty-car artist)'라고 소개하는 그는 마치 사막 위를 질주하고 막 돌아온 듯 먼지로 뒤덮인 자동차 창문 위에 인물화와 풍경화를 비롯한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웨이드 씨는 '최적의 캔버스'를 위해 직접 차를 몰고 먼지로 뒤덮인 도로 위를 달리기도 하는데 그에게는 그림을 그리기 위한 일종의 준비작업인 셈이라고.

자동차 뒷면 유리창에 먼지가 수북이 쌓이면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하는데 덕분에 그의 미니 쿠퍼의 뒷면 유리창은 움직이는 전시장이 됐다는 설명이다.

먼지로 뒤덮인 화폭 위에서 그의 손을 거쳐 다시 태어난 그의 작품은 아인슈타인의 초상화부터 '비너스의 탄생'까지 50여 점에 달한다.

웨이드에 따르면 '더러운 차창'이 '최적의 캔버스'로 변신하는 데는 통상 2주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단순히 먼지만 쌓이면 되는 것이 아니라 먼지가 날아가지 않도록 비까지 조금 내려줘야 하기 때문이다.

작품 완성에 속도를 내고자 할 때는 자동차 유리창에 식물성 기름을 발라 먼지가 빨리 달라붙을 수 있도록 '편법'을 쓰기도 한다고.

완성된 작품은 보존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웨이드 씨는 완성작을 사진에 담아 두는 것 외에는 따로 작품을 보존하려 하지 않는다.

또, 작품이 완성되고 나면 세차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림이 자연스럽게 사라질 때까지 내버려 두는 편인데 실제로 그의 웹사이트(Dirty Car Art.com)에서는 아침이슬과 바람, 그리고 빗물에 의해 차츰 사라지는 작품의 변화 과정도 엿볼 수 있다.

웨이드 씨는 "사람들은 자동차의 더러운 유리창을 그냥 놔두지 못하지만, 난 그 위에 계속 그림을 그려왔다"라며 "내 작품은 영원할 수 없어서 오히려 완벽할 필요가 없다"라고 말했다.<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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