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역사학자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저서 「트러스트(Trust)」를 통해 사회적 자본을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협력하는 능력으로 정의한바 있다.

그리고 혈연·지연·학연과 같은 1차적 관계가 중시하는 사회를 저신뢰 사회, 공동의 목표를 좇아 상호협력을 중시하는 사회를 고신뢰 사회로 규정하면서 불신의 골이 깊은 저신뢰 사회는 큰 발전을 이룰 수 없음을 강조했다.

신뢰와 같은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이 튼튼해야 보다 나은 단계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연말 한국개발연구원(KDI)가 발표한 ‘사회적 자본 실태 종합조사’는 우리 나라의 불신의 벽이 얼마나 높은가를 잘 드러낸다.

정부·정당·국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가 10점 만점에 3점대로 나타났는데 이러한 수치는 생면부지의 사람보다도 낮은 수준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 제주의 사회적 자본은 어느 정도일까.
지난 2월 5일 발표된 「뉴제주 운동 기본계획」은 도민 누구나 ‘이것은 아니다’라고 하면서도 관행적으로 지속돼온 고질적인 병폐들을 아울러 ‘제주병(濟州病)’으로 표현하고 있다.

변화를 거부하고 현실에 안주하려는 공직사회의 복지부동을 비롯해 혈연 등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소집단 문화, 관광객에 대한 불친절, 사업자에게 뒷돈을 요구하는 행태 등이 대표적인 예다.

달리 말하면 ‘제주병’에서 제시하고 있는 사안들이 제주공동체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를 치유하지 못하는 한 제주는 ‘저신뢰 사회’로 머무를 수밖에 없다.

특별자치도가 도민 모두가 바라는 초일류 경쟁력의 국제자유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사회적 자본이 충만한 ‘고신뢰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제주병’을 치유하여 지역에 새 바람을 불어넣자는 뉴제주 운동은 그래서 중요하다.
뉴제주 운동이야말로 우리 제주가  ‘고신뢰 사회’로 진입하기 위한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자본과 사람, 그리고 기술은 빌려 쓸 수 있어도 신뢰는 구성원 스스로 만들어가야 한다.

지역 발전을 위해서 ‘나는 무엇을 바꿀 것인가’라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역사의 새 장을 열어가는 뉴제주 운동에 많은 도민들께서 동참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제주특별자치도 혁신기획관실 김윤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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