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8년 3월 8일, 미국 방직공장 여성노동자 1만 5천여명은 뉴욕의 롯저스 광장에 모여 ‘노조 결성의 자유를 보장하라!’, ‘임금을 인상하라!’, ‘여성에게도 선거권을 달라!’, ‘10시간 노동 보장하고 작업환경을 개선하라!’를 외치며 무장한 군대에 맞서 싸웠다.

2년 뒤인 1910년 덴마크 코펜하겐에 모인 세계 진보적인 여성노동자들은 여성운동가대회를 열고 독일의 클라라 체트킨의 제안에 따라 ‘미국 섬유노동운동의 기폭제가 된 3?8 시위를 매년 세계여성의 날로 기념할 것’을 결정하였다. 이날은 전세계 여성들이 함께 투쟁하고 연대하는 날이며, 이를 계기로 각 국에서 여성들의 지위향상과 남녀차별 철폐, 여성빈곤 타파 등 여성운동이 활기를 띠기 시작하였다.

99년이 지난 2007년 3월 8일, 우리는 오늘 여성의 노동권을 후퇴시키고 빈곤의 여성화를 가속화시키는 한미FTA협상을 눈앞에 마주하고 있다. 지난한 노력의 결과로 이루어낸 여성의 권리-성평등, 여성의 모성보장, 빈곤철폐 등-가 한미FTA를 앞세운 신자유주의의 광풍 속에서 휘청거리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8차에 이르는 한미FTA 협상과정 동안 여성농민, 여성장애인, 여성노동자의 입장에서, 그리고 어머니의 입장에서 한미FTA 협상 중단을 끊임없이 외쳐왔다.

그러나, 정부는 최고위급회담을 통해 협상을 하루 빨리 마무리 하고자 하는데 혈안이 되어 있다. 한미FTA 협상 체결을 눈앞에 두고 있는 지금 참여정부가 그토록 신경 쓴다던 ‘사회 양극화 해소’는 자취를 감춘 지 오래이다. 보호되어야 할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대안은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으며 의료개방, 교육개방 등으로 빈곤의 여성화를 더욱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공산품 수출을 위해 여성노동자의 권리를 후퇴시키고, 여성농민을 착취하는 한미FTA협상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엄중하게 국민의 뜻을 묻고 신중하게 고민해야 한다. 만약, 정부가 여성들의 이러한 목소리를 올바로 듣지 못하고 밀어붙이기식 협상을 계속해서 추진한다면 99년전 여성노동자들이 그러했듯이 엄청난 저항에 부딪치게 될 것이다.<민주노동당제주도당 여성위원장 김 영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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