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 이후 해수온 매년 0.02도↑
문일주 교수 주장

지난 2005년 미국에서 40조원의 피해를 냈던 태풍 ‘카트리나’를 뛰어넘는 슈퍼태풍이 제주를 비롯한 한반도를 강타할 우려가 높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문일주 제주대 해양과학부 교수는 20일 세계기상의 날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문 교수는 “태풍은 발생 후 북상하면서 수증기를 빨아들이며 세력이 커진다”며 “온난화 현상 등으로 인해 우리나라 해역 수온이 1970년부터 연간 0.02도씩 상승, 태풍에 공급되는 에너지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지난 55년간 한반도에 영향을 준 태풍의 빈도는 변화가 없으나 1980년대 후반부터 파괴력은 강해지고 있다.

문 교수는 “지난 1951년부터 지난해까지 한반도에 영향을 미쳤던 대형태풍(중심기압 970┨이하)은 7개이며 그 중 4개가 2000년 이후에 발생했다”고 말했다.

2002년 ‘매미’ 2003년 ‘루사’ 등 우리 나라에 큰 피해를 냈던 대형태풍은 모두 쿠로시오 난류의 에너지를 흡수해 북상할수록 세력이 커지면서 제주도 동쪽방향으로 통과한 것이 공통점이다.

문 교수는 “해수온의 지속적 증가와 태풍진로 동쪽 편향 등 여러 이유로 가까운 미래에 풍속 65㎧ 이상 강수량 1000㎜가 넘는 슈퍼태풍이 한반도를 강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슈퍼태풍의 위력은 지름 1m가 넘는 나무를 뿌리 채 뽑을 수 있는 바람과 수도권 댐을 무너뜨릴 수 있는 강수량, 대규모 해일을 일으킬 수 있다.

문 교수는 “남서태평양과 우리나라 인근 바다에 대한 기초자료가 부족해 슈퍼태풍이 언제 발생해 한반도를 강타할 지는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특히 문 교수는 “지난해 8월 우리나라 인근 바다수온이 30도에 육박했지만 다행이 이 시기에 태풍이 발생하지 않았다”며 “올해 수온이 이와 비슷하다면 풍속 30㎧이상의 초대형 태풍이 엄습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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