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되었다. 그나마 기대했던 농업인들은 멍할 뿐이다. 농업인들의 울부짖음에도 불구하고 여론은 경제적 이득을 우선 할 것이다. 그리고 극렬한 반대를 외쳤던 농업인들에게 일부는 소모적인 저항이라고 볼 것이다.

그러나 뭇 여론이 간과하는 부분이 있다. 역사적으로 약자들이 희생해야만 얻어지는 것들. 장애인, 여성문제, 즉 소외계층의 목소리가 그것이다. 농업인도 그 부류에 속한다. 같은 출발 선상에서 제주농민의 힘으로는 이길 수 없는 자연적 조건들이 있기 때문이다.

한라산을 중심으로 동·서 그리고 남·북은 영농형태가 다르다. 바람도 많다, 거기에다 제주는 태풍의 길목이기도 하다. 육지사람들에게 파는 농·축산물, 소비하는 생활용품의 물류비용 또한 추가 부담한다. 제주농업인의 이유있는 항변들의 여기에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한·미FTA가 타결 됨으로서 이 땅에서 농업인으로 살아가기엔 너무나 버거운 큰 짐을 다시 짊어진 것이다. 가슴이 미어진다. 땅에서 농사짓는 것을 운명으로 알고 살아온 우리 부모,형제들에게 무슨 말로 위로를 해 드려야 할지 막막할 뿐이다.

우리농민에 힘을 실어주자 

농업은 경제적 논리로 가치를 따질 수 없는 '공기'와 같은 것이다. 인간이 살기에 필수 불가결한 대상임을 알아주었으면 한다.

그리고 농업인들도 살아 남자. 선택할 길은 두 가지다.  지금 앞에 가로놓인 벽을 넘을 것인지. 주저 앉을 것인지를, 필자는 사치성 구호 같지만  그 벽을 넘는데 지혜를 모으자고 감히 권유 드리고 싶다. 노지감귤, 한라봉, 하우스감귤,가공용감귤, 축산농가는 당장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중요한 것은 '계절관세', '장기철폐' 등 유예기간 상관없이 농업인은 늘 불안한 마음으로 농사를 지어야 하고, 그러다가 농사를 포기하는 일이 급증할 수 있어 더 무서울 따름이다    

일부분일지는 모르지만 소박한 제안을 하고싶다.

첫째, 밭에 출근을 하자. 그리고 명품 만드는데 노력하자, '농협법에 농업인은 90일이상 농사 짓는 자' 로 규정하고 있다. 품질과 안전성, 친환경성 등을 경쟁력 요소로 삼아, 경지규모가 큰 미국,중국농산물을 이길 수 있는 길은 가족농으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가격보다는 질로 승부하는 길이다.

둘째, 제주의 자원을 활용한 소득자원을 발굴하는데 노력하자.  제주는 깨끗한 자연환경과 이국적 정취, 특유의 문화 등 제주만이 갖는 자원이 있지 않은가. 1차산업에다 그 자원을 포장하여 상품화 하므로서 부가가치를 높이는데 지혜를 모아야 할것이다.  

이와 같은 과제는  농정당국, 농업인, 생산자단체, 학계, 도민이 모두 힘을 합쳐야 가능한 일들이다.  각 주체들의 활동의 한 방향으로 정렬하여 추진하는 것만이 살길인 것이다. 59년 전 4.3의 아픔을 삭혀 희망을 노래하고자 하는 이때 제주농업인들에게 4월은 다시 잔인한 달로서 기억될까 두렵다.<농협제주본부 차장 고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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