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추억 사냥 떠나자"
졸업반 담임 자청 텃밭가꾸기 체험...독서 릴레이 등 '따뜻한 경험' 선사

   
 
  ▲ 김정연 교사가 아이들에게 독서릴레이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초등학교의 마지막인 6학년에는 더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어요”

이번 주에는 교내 텃밭에 옥수수를 심는다. 아이들이 스스로 곡식을 심고 가꾸면서 자연을 알아가기 위함이다. 아이들의 키가 한 뼘쯤 자라 있을 여름에는 옥수수를 수확하는 보람까지 맛 볼 수 있을 터다.

지난 3월 대흘교에 발령 받은 김정연 교사(37)는 선뜻 6학년 담임을 자청했다. 6학년은 중학교에 입학을 앞둔 학년인 만큼 업무 부담이 크다.

하지만 김 교사는 6학년에게 더 큰 선물을 주고 싶었다.  김 교사는 “성인이 되면 동창회 모임을 갖게 되는데 보통 6학년 중심으로 꾸려지잖아요.

그런 만큼 6학년 때 좋은 추억이 많아야 할 것 같아요”라며 “무엇을 꼭 하겠다는 아이디어는 없지만 뭔가 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라고 동기를 털어놨다.

   
 
  ▲ 김정연 교사  
 
우선 김 교사는 텃밭 가꾸기를 아이들과 함께 할 계획이다. 아이들이 함께 수확의 기쁨을 맛본다는 것은 적지 않은 즐거움이다. 김 교사도 초등학교 시절 꽃길 가꾸기 등 자연과 함께 했던 기억이 아직까지 가슴에 남아있다.

지난 94년에 교단에 발을 디딘 김 교사는 10여 년 동안 늘 같은 마음이었다. 동화교에서 근무했을 당시에는 아이들과 같은 아파트 단지에서 생활하는 장점을 십분 활용했다. 저녁 8시만 되면 ‘집합’을 했던 것이다.

김 교사는 “아이들이 여기저기 학원에 쫓기다보니 마땅히 운동할 시간이 없었어요”라며 “8시만 되면 아이들이 나와 축구도 하고, 줄넘기도 하면서 함께 운동을 했어요. 때론 학부모님들이 응원 삼아 아이스크림도 사주셨죠”라고 ‘집합’의 의미를 설명했다.

김 교사는 ‘엄마 같은 선생님’이 되기 위해 늘 노력한다. 아이들에게 늘 자상하고, 아이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을 준비가 됐다. 그는 “집에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반 아이들도 우리 아이처럼 보살피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엄마 선생님’도 그리 ‘말랑말랑’ 하진 않다. 교실에 ‘늘 희망을 그리면 늘 노력하게 된다’는 급훈을 내걸고 아이들에게 일주일 목표를 세우도록 한다. 물론 계획을 세분화키고 스스로 지킬 수 있도록 엄하게 지도한다.

4월부터는 6학년 교실에서 독서릴레이가 이어지고 있다. 좋은 책을 서로 읽고 권해주면 어느새 책과 친구가 된다. 이 아이들이 졸업할 때면 가슴 한 가득 따뜻한 추억으로 넘쳐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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