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경찰 "치밀하게 범행 준비했다"

 


33명의 사망자를 낸 버지니아공대 총격사건의 범인이 한국 교포 학생인 조승희로 밝혀지면서 미국의 한인사회는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웬델 프린쳄 버지나아공대 경찰서장은 1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갖고 "범인은 한국 국적의 미국 영주권자인 조승희라"고 발표했다.

조승희씨는 이 대학 4학년으로 영문학을 전공하고 있으며, 8살 때인 지난 92년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왔다.

조씨는 지난 3월 합법적으로 권총을 산 것으로 밝혀지는 등 이번 범행을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했다고, 스티브 플레허티 버지니아주 경찰청장이 발표했다.

"부자아이들을 공격하자" 메모 남기고 범행 = 조승희는 친구도 거의 없는 외톨이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 학교에는 한국 유학생회가 있지만 조씨는 한 번도 얼굴을 내민 적이 없으며, 친구 관계도 아주 소원한 외톨이였다고 학교 당국이 발표했다.

그는 여자친구를 총으로 쏴 숨지게 했고'너 때문에 이 일을 저지른다','좌절감을 느낀다', '부자 아이들을 공격하자'는 등의 공격적인 메모를 남기기도 했다.

이로 미뤄볼 때 조승희씨는 일단 미국인 애인으로부터 변심을 당한 데 대한 보복으로 이른바 치정 때문에 살인 행각을 벌인 것이 아닌가 추정되기도 한다.

그런데 플레티니 경찰청장은 조승희가 남긴 메모가 범행 동기를 말해주는 것은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현재 경찰은 조승희의 가족들을 상대로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또 기숙사와 과학관에서의 총기난사 사건이 조의 단독 범행인지 아니면 공범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조씨는 어릴 때 미국으로 와 학교를 다니면서 인종차별과 미국사회의 적응 과정등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보여진다.

한인사회 초긴장 = 버지니아공대의 총기난사 사건의 범인이 한국 교포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미국의 한인 동포 사회가 테러 우려 등으로 초긴장하고 있다.

워싱턴 한인회와 LA 한인회 등 미국의 모든 한인 동포 단체들은 일제히 긴급 회의를 갖고 조승희 범행이 가져올 파장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김영근 세계한인회장연합회 의장은 "한국인들에 대한 폭력행위 등도 우려된다"고 걱정했다.

미국인들은 누구나 총을 소지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위해를 가할 수도 있다는 일종의 '공포감'이다.

한인 사회의 충격과 불안뿐만 아니라 유학생들의 비자 발급과 비자면제프로그램, 종군위안부 결의안 추진, 한국 제품의 판매부진 등 많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한인 단체들은 우려하고 있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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