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여자 착한여자' 최진실, 드라마 이어지며 몸도 마음도 피폐

 

"미니시리즈를 몇 개 연달아 찍는 기분이네요."

중반으로 치닫고 있는 MBC 일일극 '나쁜 여자 착한여자'의 최진실이 얼굴이 많이 상한 듯했다. 눈가 밑에 거무스르함이 범상치 않다.

불륜을 저지른 남편(이재룡)을 순진하게 믿고 살다가 하루아침에 청천 벽력같은 소식을 접한 세영의 고통스런 생활, 그 와중에 임신까지 한 상태에서 남편은 더이상 결혼 관계를 유지하고 싶지 않다며 별거를 선언한 상황의 답답하고 애타는 연기를 지속하느라 온 진이 다 빠졌다.

최근 드라마 세트장 대기실에서 만난 최진실은 이같은 심적 고통을 호소했다. "미니시리즈 같으면 회가 거듭될수록 감정의 끓어오름이 정점을 향해 치달았다가 스르륵 빠지는 데 이처럼 긴 호흡의 일일드라마, 그것도 극한 상황의 감정을 계속 끌고 가다 보니 평소 생활조차도 힘들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늘 밤샘 촬영을 옆에서 지켜주며 응원하는 최진실의 스타일리스트는 "요즘들어 분장에 더 신경쓴다"면서 "회가 거듭될 수록 건강이 안좋아지는 것이 느껴진다"고 염려스러움을 나타냈다.

최진실은 그동안 링거를 맞고 체력을 보강한 것만 대 여섯번. 정다빈의 사고 소식에는 충격을 받아 아예 방송 녹화를 접을 정도로 기진맥진하기도 했다. 연기 에너지 소비가 많고 대본에서 소화하는 분량이 가장 많다. 주 6일 촬영을 이어가는 최진실이 그나마 위안을 받는 것은 아이들. 아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그나마 없던 힘도 솟는다고.

동생 최진영 씨가 9년여만에 드라마에 복귀하는 것도 큰 위안이 되고 있다. 대기실에서 틈틈히 동생과 통화하면서 격려를 받고 격려를 주는 남매의 모습도 보였다.

오는 6월까지 120회를 소화해야 하는 마라톤에서 이제 77회정도를 소화한 최진실. 열심히 자신이 녹화한 방송을 보면서 스스로를 평가하느라 신경이 곤두서기도 한다. "제가 극중에 절박한 상황에서도 임신중이라서 밥을 먹고 있는데 남편과 싸우는 장면이 종종 있어요. 밥먹고 있을 때는 누구도 건드리지 않는 법이라는데 그런 장면 연기를 할 때면 정말이지 눈물이 핑돌아요."

불륜 가정에 대한 이야기라 시청자들이 납득해 줄지 처음에는 고민도 했지만 이제는 어딜가도 "고생한다"면서 '위로'를 받아서 새힘을 얻는다는 최진실. "세상에 완전히 '나쁜여자'나 100% '착한여자'가 어디있겠어요. 상황이 그렇게 만드는 거겠죠. 그래서 전 드라마의 캐릭터들이 사실적이라고 느껴져요."

자정을 넘겨 1시가 다 되서야 촬영이 끝나자 "오늘은 순조롭게 끝난 것"이라면서 씩 웃었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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