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일기왕·건강왕·숙제왕 '담임상찬제'...아이들에 성취욕·자신감 '일석이조'

   
 
  ▲ 이정란 교사는 아이들에게 각자 재능에 맞는 상장을 줘 아이들의 성취감을 유발하고 있다. <박민호 기자>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한다는 말이 있잖아요. 아이들은 칭찬을 먹고 자라요”

아이들이 싱글벙글이다. 공책에 동그란 스티커가 하나 둘 채워질수록 기쁨도 커진다. 신제주초등학교 이정란 교사(49)는 아이들에게 좋은 습관을 길러주기 위한 ‘담임 상찬제’를 운영하고 있다. 벌써 20년이 다 돼간다.

일기를 열심히 쓰면 일기왕, 음식을 골고루 먹으면 건강왕, 숙제를 열심히 하면 숙제왕, 책을 자주 읽으면 독서왕, 학교생활을 잘 하면 칭찬왕, 받아쓰기를 잘하면 받아쓰기왕이다. 재능에 따라 상 이름도 각양각색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일기상의 경우 일기를 5번 쓰면 일기왕 스티커를 하나 주고, 스티커 판에 끝까지 붙이면 일기왕상 1호를 받을 수 있다. 1호상을 받은 아이는 색깔이 다른 스티커를 다시 붙여가면서 제2호, 제3호 일기왕상을 받는다.

   
 
  ▲ 이정란 교사.  
 
방법은 간단하다. 일기상의 경우 일기를 5번 쓰면 일기왕 스티커를 하나 주고, 스티커 판에 끝까지 붙이면 일기왕 1호를 받을 수 있다. 1호상을 받은 아이는 색깔이 다른 스티커를 다시 붙여가면서 제2호, 제3호 일기왕을 받는다.

“누구나 다 하는 것인데…”라며 입을 연 이 교사는 “상을 받기 위해 노력하는 아이들의 행동은 차츰 습관으로 변한다”며 “고학년에서도 반응은 같다”고 설명했다.

상찬제는 아이들에게 성취욕과 자신감까지 심어주는 일석이조 효과를 내고 있다. 1등만 상을 받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노력하면 언젠가는 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교사는 다른 학생들보다 다소 늦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아이를 더욱 보듬는다.

물론 칭찬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규칙을 어기거나, 친구를 괴롭히거나, 숙제를 하지 않으면 경고가 어김없이 나간다. 경고를 받으면 애써 받은 칭찬 스티커가 없어지니 아이들에게는 이만큼 큰 벌도 없다.

상찬제는 학부모들에게도 인정을 받고 있다. 한 학부모는 도교육청 ‘칭찬합시다’ 코너를 통해 “아이들이 선생님의 칭찬과 상을 받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 모른다”며 “칭찬과 격려를 받고 자란 아이들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용기와 희망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사의 열정은 학교 밖에서도 빛을 발한다. 지난해 광양교 근무 때 미국에서 70대 할아버지가 모교를 방문했다. 할아버지는 6·25 피난 때 담임을 찾고자했다. 이 교사는 할아버지의 어렴풋한 기억의 동네에서 주민들에게 수소문 끝에 담임을 찾아냈다.

할아버지는 고마움을 잊지 못하고 지난 2월 도교육청에 한 통의 편지를 보냈다. 그는 “너무 긴 세월이 흘러 찾을 길이 없어 돌아서려는데 한 교사가 동분서주 애써 스승을 만났다”며 “헌신적이고 적극적인 친절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칭찬했다.

이 교사의 하루는 칭찬에서 칭찬으로 끝난다. 그는 “교육의 효과와 성과는 단시간에 나타나지 않는다”며 “아이들이 가진 재능을 찾아 칭찬하고, 바른 길로 이끌어 주는 것이 교사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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