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회 도민체전 마지막날인 지난 22일, 폐회식이 열리기 직전 최우수선수 및 우수선수 선정위원회 회의가 열렸다.

도민체전 최우수선수는 당해 체전에서 모든 선수들 중 가장 탁월한 경기력을 보여준 선수 1명을 선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날 선정위원회 회의에서 위원들은 제주도체육회가 회의 자료에 명시한 선정 기준을 즉석에서 수정한 끝에 결국 이번 체전에서 단 한 개의 대회신기록도 내지 못한 선수를 최우수선수로 뽑는 결과를 내놓았다.

당초 도체육회가 제시한 선정기준 중 한 가지인 ‘신기록 수립자 중 전국규모대회 입상 수준의 기록 수립자’를 ‘신기록 수립자 또는 전국규모대회 입상 수준의 기록 수립자’로 바꿔 심사를 진행한 것이었다. 이에 따라 육상과 수영, 역도에서 도신기록을 세운 후보 선수들이 선정 대상에서 탈락하거나 우수선수로 밀리게 됐다.

사실상 이날 회의를 주도했던 한 위원은 “이번 도민체전에서 신기록을 세우지는 못했지만 당장 올해 전국체전에서도 입상권에 근접한 기록을 가진 선수”라고 추천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도민체전 최우수선수는 해당 체전에서의 활약상을 토대로 심사를 해야 한다는 점이나, 선정 지침을 즉석에서 수정하면서까지 회의를 진행시켰다는 점에서 도체육회가 스스로 세운 원칙을 지키지 않은 셈이라는 비판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더구나 이날 최우수선수로 뽑힌 선수는 바로 지난해 체전에서도 우수선수로 선정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중복 시상을 되도록 배제함으로써 많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에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이다.

스스로 세운 원칙을 무너뜨리지 않고 투명하고 공정하게 체육행정을 펼쳐야 할 도체육회의 역할을 다시 한번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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