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제주여성사 정립’을 위한 워크샵

책 「제주여성천년사」(시안)의 제목을 「제주여성사」또는 「제주 여성의 역사」로 변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김정숙 교수(영남대학교 국사학과)는 26일 오후 제주도여성능력개발본부(본부장 오경생. 본부)에서 갖은 ‘제주여성사 정립’첫번 째 워크숍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지정토론자로 나선 김 교수는 최근 본부가 고려∼조선시대까지 여성 역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제주여성천년사」를 발간키로 한 것과 관련, 서술 대상의 시기·책의 집필 목적 등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 교수는 “「제주여성천년사」라는 제목은 주관자의 의도와는 달리 외려 활달한 제주 여성의 역사를 제한적으로 인식하게 할 수 있거나, 반만년 역사를 자랑하는 민족사에 비해 제주의 역사 혹은 제주의 여성사를 지나치게 왜곡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제주여성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서’라는 「제주여성천년사」의 간행목적에 대한 문제점도 꼬집었다.

간행목적에서 말하는 정체성은 오랜 역사속 사실들을 알고 자부심을 느끼게 하기 위함인지, 여성의 능력발굴을 위해서인지 등에 대한 합의가 먼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집필의 목적과 의도를 선명히 하기 위해 집필자들의 시각을 사전에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진정한 여성사 연구가 되기 위해서는 지역사 연구, 여성관의 정립, 여성사의 독자적 시대구분론 등의 해결이 전제돼야 하며, 「제주여성천년사」는 한국전체 여성사를 기반으로 삼아 연구돼야 한다고 말했다.

역시 지정토론자로 나선 사회학자 권귀숙씨는 「제주여성천년사」의 시기구분 외에도 계급별 구분, 마을별 구분, 사회적 배경과 양성간의 관계 비교 등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권씨는 “제주여성사는 제주여성만이 겪은 다양한 삶의 모습, 양성간의 권력관계에 관심을 둬야 한다”면서 이는 “여성사가 나오게 된 배경이 페미니즘과 무관할 수 없으므로 민속사나 인물사의 범주를 넘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제주가 지역사회이고 섬이므로 국내외 다른, 지역, 특히 중앙과의 관계 속에서 여성의 역사 등에 관심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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