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여성인권연대, 여성인권 포럼서 제안

4·3당시 제주여성은 어떻게 살았을까. 4·3 이후 그녀들의 삶은 또한 어땠을까. 흔히들 제주여성은 강하다고 한다. 그러나 4·3에 관한한 제주여성은 약하다.

4·3에 관한 연구는 흔해졌으나, 4·3의 제주여성에 대한 연구는 눈에 띄지 않는다.

4·3당시 잃어버린 마을을 재건했던 홀어멍들, 무장대의 10분의 1을 차지했던 여성 활동가들 등 여성에 대한 이야기는 4·3 기록에는 거의 나와있지 않다.

4·3때는 물론 4·3 이후 제주여성의 삶을 이야기한 기록도 드물다. 4·3증언본풀이 역시 4·3이후 여성의 삶은 거의 증언된 바 없다.

4·3 기록에서 여성은 4·3 피해자, 고문, 죽음의 희생자로만 인식돼 있다. 대체 4·3때 제주여성은 어떤 활동을 했는지가 빠져있다. 

그런 면에서 지난 25일 저녁 제주여성인권연대(대표 김경희)에서 있은 ‘4·3을 다시 보기 위한 여성인권 포럼’은 이제까지 제주여성의 눈으로 살펴보지 못했던 4·3을 여성의 입장에서 들여다본 자리여서 의미로웠다.

이날 포럼은 고 모씨(73)의 4·3 증언과 사회학자 권귀숙씨의 ‘4·3과 여성, 그간의 연구와 과제’주제 강좌로 진행됐다.

이날  4·3 증언은 고 모씨와 청취자간 충분한 교감을 나눈 뒤 이뤄져 여타 증언본풀이와는  차별화했다.

특히 고 모씨는  4·3당시 남편을 살리기 위해 응원대에게 모진 고문을 당했던 일뿐만 아니라, 4·3이후 지금까지 홀몸으로 ‘쇠(소) 돌려 밭을 갈아’ 자녀 셋을 키워낸 사연을 자연스럽게 증언, 참석들의 공감을 샀다.

이젠 4·3 이후 제주여성 생애사에도 관심을 두자는 의견도 개진됐다.

이날 사회학자 권귀숙씨는 “4·3사건과 그 이후 여성의 경험과 삶에 초점 맞춘 연구는 아직 소수에 불과하다”면서 역사, 여성사, 인권 등 여러 관점에서 매주 중요한 4·3여성연구에 관심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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