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발표력 키우면 자신감 '쑥쑥'

   
 
  ▲ 조미영 교사는 아이들에게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학교생활을 가르치고 있다. <김대생 기자>  
 

“아이의 미래를 바꾸는 발표력은 그 어떤 교육 못지 않게 중요하다”

최근 초등학교에서 발표수업이 강조되고 있다. 그럴수록 발표를 잘 못하는 아이들은 마음이 무겁다. 괜히 학교 가는 게 싫어지고, 집에서 투정도 심해진다. 이런 아이들에게 길을 알려주고, 자신감을 심어주는 교사가 있다.

제주북초등학교 2학년1반 교실에 들어서면 한쪽 벽이 ‘발표 잘하는 방법’코너로 채워졌다. 조미영 교사(46) 나름대로 다양한 노하우를 만들어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그의 발표력 키우는 노하우는 1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서귀포시 영천초등학교에서 대단한(?) 도전이 시작됐다. 반 아이들은 발표는커녕 12명 중 10명이 글도 제대로 읽지 못했다. 조 교사는 동화책 한 줄을 암기해서 읽는 것부터 지도했다.

   
 
  ▲ 조미영 교사.  
 
5명이 한 줄을 같이 읽다가 3명, 1명으로 줄여나갔다. 처음에는 동화책 한 줄이었지만 시간이 지나자 50자 내외까지 이어갔다. 암기로 시작한 것이 서서히 글을 깨우치는데도 도움이 됐고, 혼자 발표하는데도 효과가 컸다.

드디어 공개수업일. 교육관계자는 물론 학부모 등 50여명이 교실을 꽉 채웠다. 조 교사는 걱정이 먼저 앞섰다. 아이들보다 5배 가까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아이들이 발표를 잘 할 수 있을까란 조바심이 났다.

하지만 놀랍게도 아이들은 더 적극적으로 수업에 임했고, 공개수업은 성공리에 끝났다. 조 교사와 아이들은 아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을 해낸 것이다. 그는 소극적이어서 교실 귀퉁이에 웅크리고 앉아있던 아이들을 세상 밖으로 인도했다.

조 교사는  “그때 일을 잊을 수가 없다. 얼마나 아이들이 대견스러웠는지…”라며 “사실은 내가 어렸을 때 수줍음 많고, 소극적인 아이였다. 내가 못했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방법을 알려주고 싶었다”라며 설명했다.

그의 이런 가르침은 제주북교에서도 그대도 이어지고 있다. 발표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다양한 독서활동이 필수다. 학급활동으로 1년 동안 권장도서 50권을 선정해 아침 자율학습 시간을 이용해 책을 읽고, 매일 10분씩 느낀 점을 발표하고 있다.

제주북교는 조 교사의 모교다. 특히 100주년을 맞는 올해 제주북교에 발령 받은 것은 운명이나 다름없다. 게다가 자율학교로 지정된 제주북교에서 새로운 변화를 주도하는 것도 그의 임무다. 그런 만큼 아이들을 향한 애정이 남다르다.

조 교사는 “아이들이 긍정적으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키워주는 것이 스승의 역할”이라며 “10년 후, 20년 후 아이들의 기억할 수 있는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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