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해가 저물어간다.특히 2000년을 1주일 앞둔 올해 세밑 분위기는 새 밀레니엄 열풍에 전국이 떠들썩하다.
 서울이나 지방 할 것 없이 망년회다,송년회다 하면서 고급호텔 또는 고급음식점일 수록 예약이 밀려 업소측에서는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한 병에 몇백만원씩 한다는 양 주가 바닥났다며 법석이고.
 외환위기에 몰려 IMF(국제통화기금)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으면서 직장에서 쫓겨나는 가 하면 임금삭감으로 눈물을 머금고 얘들 과외까지 끊어가며 어떻게든 살아보겠다며 바둥대던게 엊그제인 것 같은데.
 물론 이같은 호화 송·망년회 외에도 모처럼 가까운 친지나 친구들끼리 오붓이 모 여 지나가는 한 해를 아쉬워하며 다가오는 2000년대를 맞이하는 마음가짐을 가다듬는 사람들도 적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주위에는 아직도 ‘IMF’라는 전대미문의 터널에 갇혀 헤어나지 못한 채 신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처럼 우리 사회가 양극화현상을 빚고 있는 가운데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줘 야할 정치권은 또 어떤가.
 연초 발생한 ‘옷로비 의혹’사건이 1년내내 온나라를 흔들더니 최근들어서는 국민 회의 의원에 의한 한나라당 여성의원에 대한 폭언 사건을 놓고 여성의원들이 공식사 과를 요구하며 단식농성에 들어가는등 그야말로 점입가경이다.  24일에는 전방부대 위문차원에서 제주지역 해안초소와 전경대 방문을 위해 내도한 국회 행정자치위원회 이원범 위원장(자민련)과 3당 간사가 도지사가 아닌 정무부지 사가 자신들을 영접한데 불만,만찬자리에서 나가라고까지 폭언을 퍼부어 말썽이다.
 오죽하면 한 부동산업자가 최근 인터넷 게시판에 여의도 국회의사당을 매물로 올리 면서 “입주자(국회의원)들은 위장전입자로 몸싸움에 능해 응찰자가 부동산을 경락받 더라도 이들을 퇴거시키기에는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고 비꼬았겠는가.  정부는 요즘 “IMF를 벗어났다,내년에 공무원 봉급을 대폭 인상한다,몇년내에 대기 업 수준까지 끌어올린다,연초 사상 최대규모의 대사면을 실시한다”는등 듣기에 좋은 말들을 쏟아내고 있다.
 온갖 화려한 정책이 발표되는 것을 보면 모습을 보면 “아 선거철이 됐구나”하는 느낌이 자연스럽게 다가온다.내년 4월 총선에 이어 2년 뒤에 있을 대통령선거를 생 각하면 기대에 앞서 헛웃음이 먼저 나온다.새 천년에는 지하도에서 노숙하는 아저씨 들,밥을 굶는 학생등이 없어지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고두성·사회부장><<끝>>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