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제주민예총 정책심포지엄

사라져가는 제주어 살리기에 전문가 집단이 발벗고 나서고 있다. 국립국어원과 국립민속박물관이 제주어를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국립국어원·국립민속박물관은 이를 위해 지난해부터 언어학·민속학적 조사를 함께 벌이 는 등 제주어의 위상과 언어사적 의의 등의 재조명 작업이 한창이다.

그렇다면 제주에선 어떤 움직임들이 있어왔는가. 몇 몇 전문가 집단이 제주어관련 학술 세미나를 가졌을 뿐, 지자체의 제주어 관련 문화정책은 현재 전무한 편이다.

제주도는 제주자연유산을 유네스코에 등재하는 것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반면, 제주의 소중한 무형자산인 제주어에 대해서는 인색한 정책을 펴고 있다. 제주어 관련 조례의 부재는 이를 방증해주고 있다.

이런 가운데 11일 오후 3시 제주시열린정보센터에서 열린 ‘제주어 보존 및 활용방안 모색을 위한 2007 제주민예총 정책심포지엄’은 전국 최초로 지역어 관련 조례 제정의 근간을 마련한 것으로 고무적인 일이다.

나아가 심포지엄은 정부의 국어기본법에 ‘국가나 지자체는 제주어 보존을 위해 재정을 자치단체에 지원해야 한다’든지, ‘자치단체는 지역어의 보존을 위해 관련 내용을 조례로 제정할 수 있다’는 조항의 신설을 제시, 지역어 보존 정책에도 탄력을 예고하고 있다.

이날 최용기 국립국어원 국어진흥부장은 제주어를 포함한 지역어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최용기 부장은 “지방자치단체가 지역에 맞는 언어 정책을 보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제주어로 쓰인 옛 문헌에 대한 관심과 국어상담소 등 유관기관을 통한 지역언어 선양, 학교에서의 제주어교육, 제주어사전 제작 등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강영봉 제주대학교 교수는 제주어 보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강 교수는 “한글이 대한민국 대표 상품이라면 훈민정음 창제 당시 음운 목록을 가지고 있고, 아직도 중세 어휘가 생생하게 사용되고 있는 제주어야 말로 한글의 대표 상품, 제주도의 대표 상품이라”고 주장했다.

강 교수는 “제주 민속의 대표격인 민요, 무가, 설화 등은 모두 제주어로 이뤄진 산물”이라면서 제주어가 제주문화유산의 소중한 보존 수단”이라고 밝혔다.

목수정 민주노동당 정책연구원은 프랑스지역언어와 브르타뉴언어 정책을 사례로 들어 제주어 진흥을 위한 노력들을 경주해줄 것으로 주문했다.

목 정책연구원은 제주어 정책은 단순한 제주어의 복원만이 아니라, 음악과 무용, 전통 놀이, 옛날이야기, 노래, 제주 역사 등 제주의 문화에 대한 발굴과 개발, 확산을 해가는 연장선상이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