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정 통일 "56년 분단의 아픔 넘어 희망만든 승리의 날"

 

반세기 분단의 아픔을 가르며 통일을 향해 달릴 열차가 그 위용을 드러내자 남북 동포들은 숨을 죽였다.

아마도 북녘으로 내달려 갈 통일열차를 대하는 벅찬 감동 때문 아닐까? 군사분계선을 향하는 열차의 힘찬 기적소리는 문산벌을 넘어 남으로, 북으로, 한반도 전역으로 울려 퍼져 나갔다.

열차 출발을 알리는 연기가 쏟아오르고 오색축포와 폭죽이 터지자 기념식에 참가한 천여명의 남북 환영인파는 그제서야 감격을 이기지 못해 열렬히 환호했다.

열차는 분단의 아픔과 남북간의 냉전적 대결, 모든 민족모순까지 싣고 또 7천만 겨레의 통일염원을 싣고 정오쯤 외세가 그어 놓은 군사분계선을 힘차게 돌파했다.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지는 순간이었다. 이재정 통일부장관은 기념사를 통해 "56년 분단의 아픔을 넘어 희망을 만드는 남과 북이 만들어 낸 승리의 역사의 날"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장관은 "철도연결은 남북의 하늘길, 바닷길, 땅길이 온전하게 하나로 이어지게 됐고 냉전의 역사를 극복하고 분단의 장벽을 넘어 평화통일의 시대를 여는 전환점으로 한반도의 새로운 평화의 역사가 그 서막을 열게됐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특히, "열린 철길은 번영의 통로로 한반도를 하나로 연결하는 종합적 물류망을 형성해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에 기여할 것이고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 구축을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호웅 북측대표는 "강토의 분단과 민족분열의 비극은 외세가 강요한 것이었지만, 우리는 오늘 근 반세기 이상이나 끊어진 두 줄기 궤도로 첫 열차를 떠나 보낸다"며 "분단의 장벽을 뚫고 두 줄기 레일과 침목마다에는 우리 민족의 통일염원과 열렬한 지향이 그대로 어려있다"고 감격스러워 했다.

권호웅 대표는 "지금 이 시각에도 우리 민족의 화해와 단합, 통일을 달가워 않는 내외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면서 "우리 겨레는 더욱 분발하고 더 큰 하나가 돼서 절대로 탈선하지 말고 주춤거리지 말고 민족 자주 공조의 궤도를 따라 힘차게 달려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열차 출발에 앞서 문산역 구내에 마련된 기념식장에서는 남북대표단 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역사적인 남북철도연결구간 열차시험운행을 축하하는 기념행사가 성대하게 펼쳐졌다.

행사는 오전 10시 40분쯤 북측대표단이 입장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서울랜드 고적대는 '반갑습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 북한가요 '휘파람'을 연주하며 북측 대표단을 뜨겁게 환영했다.

북측에서는 권호웅 북측 대표단장과(내각책임참사) 철도성 김철 부상, 민족화해협의회 박경철 부회장, 철도성 이순근 부국장 등이 참석했다.

남측에서는 이재정 통일부장관과 철도공사 이철 사장, 건교부 이춘희 차관, 국회통외통위 김원웅 위원장, 민족화해공동위 백낙청 공동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남북철도연결구간 열차시험운행 기념식장 주변에는 수 백명의 파주시민들이 몰려 높은 관심을 보였고 행사장 내에서는 수백명의 내외신 취재기자들이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다.

이날 납북자단체 회원들이 행사장 주변에서 농성을 벌이면서 한때 주최측을 긴장시키기도 했다.

납북자단체 회원들은(5명) 오전 10시 30분쯤 납북자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승용차 편으로 철도연결 기념식장 진입을 시도했다.

경찰은 납북자단체 회원들이 탑승한 코란도 승용차를 저지하고 회원들을 연행하고 차량을 견인했지만 물리적 충돌은 빚어지지 않았다.<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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