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분석 신원확인만이 가능..유족 참여 절실

4·3집단 학살·매장터에서 발굴된 유해의 유가족을 찾는 ‘4·3희생자 유해발굴 유가족 찾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제주대학교·(사)제주4·3연구소는 22일 오전 11시30분 조천읍 체육관에서 열린 제주4·3희생자 유족회 제주시지부회 창립대회를 찾아 ‘4·3희생자 유해발굴 유가족 설명회’를 갖고 유전자 감식을 위한 유족의 참여를 당부했다.

서귀포지역 설명회는 지난 4일 남원읍 체육관에서 가진바 있다.

총 43억원의 국비가 투입되는 4·3희생자 유해발굴사업은 지난해 11월 화북동 지역 5곳에 대한 유해발굴이 이뤄져왔으며, 올 하반기에는 2단계 사업으로 제주국제공항 2곳에 대한 유해발굴이 실시된다.

3단계로 남원 의귀리 지역의 집단 매장·학살터에 대한 유해발굴이 이뤄지는 등 도내 11곳에 대한 발굴이 계획돼있다.

특히 이번 1단계 화북지역 내 매장·학살터에 대한 유해발굴 결과, 화북천 인근밭에서 도두리 및 인근지역 주민으로 추정되는 완전유해 3구 및 유류품이 발굴되는가 하면 가릿당산 동녙밭에서는 1948년 12월 1차 군법회의 결과 사형판결을 받은 민간인으로 추정되는 유해파편 130여점(유해 10구 안팎)을 발견했다.

또 별도봉 일본군 진지동굴에서는 1948년 11월 9연대 소속 군인 숙청과정에서 총살·암매장 된 것으로 추정되는 군인 및 일부 민간인 유해 8구가 발굴됐으며, 고우니모루 저수지에서는 유품만 발견되고 있다.

제주대학교·(사)제주4·3연구소는 이에 따라 4·3당시 학살·암매장된 4·3유족을 중심으로 유가족 찾기에 돌입, 4·3유족들의 접수를 받고 있다.

현재 발굴된 유해·유류품은 제주대 의대 법의학 교실에 안치됐으며, 유해의 유전자 감식은 거의 마무리된 상태다.

특히 의복·소지품 등으로 유해 신원을 확인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 유족의 혈액 시료를 통해 유전자 일치 여부를 가려야 하는 만큼 제주4·3유족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당부된다.

윤창륙 자문위원(조선대 치과대 교수)은 “유전자 대조에 의한 신원확인 성공률은 모계검사가 확률이 높기 때문에 희생자의 남녀형제, 여자형제의 자녀, 여자형제의 딸의 자녀, 이종 4촌(이모의 자녀), 이종 4촌의 여자의 자녀 등이 유가족 채혈에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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