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이게 어찌된 일인가. 오늘 확대경의 제목부터가 수상하다. 지금까지 김태환 도정에 대한 비판논조와는 영 딴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독자들도 의외로 받아들일 것이다.

사실 그동안 본란 확대경은 김도정에 대해 미안할 정도로 날을 세웠다. 그래서 독자들로부터 더 관심을 끌었는지 모른다. 그들이 하고 싶은 악역(?)을 대신 해줬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오늘은 사정이 좀 달라졌다. 김지사에게 지푸라기라도 띄워줘야할 형편이다. 그가 망망대해의 소용돌이속에 휘말려있기 때문이다. 역설적으로 김도정이 잘 나갈 때였더라면 이런 제목을 다는 것자체가 부끄러운 짓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 김지사는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해군기지 반대단체들은 그의 퇴진까지 요구하는 형국이다. 천주교등 종계교까지 가세해 더 이상 견디기 어려울 정도이다.

뿐만아니라 그의 동반자라는 도의회는 더욱 야박하다. 사상 처음으로 추경예산안 상정마저 거부할 정도였다. 과연 도의회(군사특위)가 김도정을 그렇게 몰아세울 자격이 있는가. 엄밀히 따진다면 입이 열 개라도 할말이 없는 처지다.

도민들은 그간 도의회가 저지른 일을 낱낱이 알고 있다. 문제의 여론조사를 추인한게 누구이던가. 또 해군기지 양해각서에 대해 면죄부를 준게 누구이던가. 그래놓고 뒤늦게 여론조사 발표시기를 문제삼아 도마뱀으로 돌변한 것은 도민을 우롱하는 처사다. 눈가리고 아웅하는 면피용에 다름아니다.

백번 양보해서 도의회의 요구대로 여론조사결과 발표를 연기했다고 하자. 그러면 과연 무엇이 달라졌을까. 그보다 여론조사 실시자체를 막지 못한 원죄가 더 크다. 그런 도의회가 김도정을 물고 늘어지는 것은 이율배반적인 구태이다. 

그러고 보면 김지사는 참으로 강골이다. 보기와는 달리 ‘맷집’하나 만큼은 헤비급이다. 그렇게 매일 여론의 뭇매를 맞는데도 여전히 건재하다.

그러잖아도 그는 재판을 받으면서 심신이 극도로 피로해진 상태다. 그런데도 여전히 사방팔방으로 시위대와 행사장을 쫓아다니고 있다. 웬만한 사람이면 비틀거릴 만도 한데 그는 아직도 끄떡이 없다. 대단히 놀라운 정신력이다. 

정신력만 그런게 아니다. 이번 해군기지 동의과정에서 보여준 결단력도 마찬가지이다. 여태껏 그에게서는 도저히 찾아볼수 없던 놀라운 일면이다. 결단력 부족이 가장 약점으로 지적돼온 그가 어디서 그런 무서운 결단의 힘이 솟구쳤는지 의아스럴 따름이다. 그래서 이같은 결단의 이면에는 정치적 거래설등 온갖 억측이 나도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 측면에서 김지사는 억울한 점이 많을 것이다. 언론에서조차 “더이상 여론의 눈치만 보지말고 빨리 결단하라”고 해놓고 이제와서 딴소리 한다는 것이다.

사실 그랬다. 지난 4월6일자 확대경도 “언제까지 논쟁만 벌일 것이냐”며 김지사의 결단을 촉구했다. 이보다 앞서 작년 9월7일자 확대경에서는 ‘도지사가 총대를 메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김지사는 결단을 내리고서도 더욱 욕을 먹고 있다. 왜 그럴까. 국방부와 ‘짜고 쳤다’는 의혹을 사고 있기 때문이다. 양해각서등 여기저기서 그런 흔적이 묻어나오고 있는 것이다. 반대단체들이 더욱 거세게 반발하는 이유다. 과연 김지사가 이 난국을 어떻게 수습해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진성범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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