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고교축구 야간경기
2004년 제12회 대회 결승 금호고-한양공고 100분 혈투

역대 백록기 대회 경기들 중 ‘명승부’라고 할만한 경기는 일일이 손으로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화제가 됐던 경기는 지난 2004년 국내 고교 축구 사상 처음으로 야간경기로 치러졌던 제12회 대회 결승전을 꼽을 수 있다.

2004년 7월 16일 오후 7시부터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진 결승전에서 맞붙은 팀은 2회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던 금호고와 백록기대회 첫 우승을 노리던 한양공고였다.

결승전답게 팽팽한 접전을 벌인 이날 경기는 치열한 공방 끝에 전후반을 득점없이 비긴 뒤 연장전에서 승부가 갈렸다.

연장 전후반 80분간의 혈투에 이어 연장 전반 10분까지 90분을 넘긴 경기는 승부차기로 승부를 가리게 되는 듯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당시 금호고 최수용 감독의 승부수가 맞아떨어지면서 끝내 희비가 엇갈렸다.

최수용 감독이 연장 후반 4분 교체 투입한 1학년생 공격수 이승기가 1분만에 헤딩으로 결승골을 뽑아낸 것.(당시 연장전 승부는 ‘골든골 방식’으로 골이 터지는 순간 경기가 끝나는 서든데스제였다.)

이승기는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류현호가 올려준 프리킥을 헤딩슛, 한양공고의 오른쪽 골망을 흔들었다. ‘앙팡테리블’ 고종수가 금호고를 우승으로 이끌며 최우수선수로 뽑힌 지 10년만에 다시 금호고가 정상에 서는 순간이었다.

제주월드컵경기장 관리사무소측은 고교 축구 사상 처음으로 야간경기로 치러진 당시 결승전 경기를 기념하기 위해 이승기가 헤딩 결승골을 터뜨린 공을 영구보관하기로 결정, 3년이 지난 지금도 소중하게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