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역 연기자 출신으로‘전설의 고향’에 출연한 박신혜.

‘전설의 고향’은 한 때 TV의 대표적인 공포물로 많은 어린이들을 이불 속에서 빠꼼히 내다보게 만들었던 추억 속의 드라마 제목.

한국 공포물의 대표나 마찬가지인 이 제목을 따간 영화의 주인공인 박신혜가 영화에 대해 갖는 느낌은 어떨까.

“사실 저는 ‘전설의 고향’을 TV로 본 세대는 아니에요. 전해들은 것은 많죠. 뭔가 익숙하긴 한데 정확히 뭔지는 모르는 느낌이랄까요.”

박신혜가 영화의 시나리오를 접하면서 느낀 것이 바로 이런 감정. 당연히 그 느낌이 영화에 대한 느낌으로도 이어졌다.

“현대를 배경으로 하는 공포영화는 많잖아요. 하지만 이 영화는 공포물이면서도 사극이죠. 그 자체가 익숙한 느낌의 제목임에도 불구하고 또 하나의 새로운 도전을 만든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아무래도 작품의 선택에 자부심이 대단한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한 동안 보기 힘들었던 사극 공포물인데다 자신이 주인공을 맡은 첫 영화이지 않은가.

“어떤 분들은 제 얼굴이 공포물에 어울릴까 걱정도 하시더군요. 하지만 저도 무표정하게 있으면 화난 사람이나 좀 무서운 사람으로 보이기도 한답니다.”

주위에 알려진 이미지가 있다 보니 변신의 욕심도 생겼지만 걱정도 함께 왔다. 하지만 새로운 시도를 앞둔 어린 여배우의 패기를 꺾지는 못했다.

“단순히 귀신을 보여주는 수준의 영화는 싫었거든요. 그래서 오싹한 공포감을 주는 쪽으로 신경을 많이 썼어요. 물론 그게 가장 어려운 점 중의 하나이기도 했죠.”

공포영화를 즐겨보는 박신혜지만 공포영화의 세트라는 것이 그 자체로도 오싹한 느낌이 드는 장소이다 보니 촬영 중에 고생도 많았다.

“세트 끝에 혼자 서있는 장면이 있어요. 먼 거리에서 화면을 잡아서 다른 스태프들은 모두 보이지 않게 몸을 숨기고 있었죠. 오래된 나무에서 풍기는 냄새 하며 그 묘한 느낌까지 제 자신도 너무 무서웠어요.”

촬영을 하다가 울음을 터트린 적도 있다니 그 공포감을 짐작할 수 있을 정도다. 게다가 촬영 중에 비라도 오는 날이면 박신혜는 스태프들을 붙들고 우느라 힘이 빠질 정도였다고.

하지만 ‘전설의 고향’에서 박신혜의 가장 큰 고생은 수중촬영이었다. 물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장면을 실감나게 찍기 위해 수중 촬영 훈련을 받기도 했다.

“어느날 선생님께서 깊이가 5미터나 되는 스쿠버 풀을 건너보라고 하시더군요. 물이 깊고 풀의 조명이 꺼진 상태여서 깊이가 엄청나 보였어요. 15미터 정도를 울면서 건넜죠.”

실제 촬영에서도 두려운 것은 마찬가지. 게다가 의상의 각 조각들이 화려하게 펼쳐져야 했기 때문에 무게 추도 여럿 달고 있어 몸까지 무거웠으니 두려움은 몇 배로 커질 수밖에 없었다.

“어려운 촬영이었지만 칭찬을 많이 받은 장면이기도 해서 뿌듯해요. 나중에는 울며 건넜던 풀을 재미로 건널 정도로 수영도 늘었죠.”

이제 공포 영화라는 장르에 도전, 기존의 이미지를 조금은 벗은 박신혜. 그 변신과 성인 연기의 시작에 선 박신혜의 눈빛은 자신감에 차있다.

“화면에 보이는 제 모습들과 실제 저는 많이 달라요. 많이 덤벙대기도 하고 부산스러운 면도 있어요. 그런 여러 가지 모습들을 그만큼의 다양한 연기로 보여드릴 날이 곧 오겠죠.”<노컷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