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제주시의회를 보노라면 “갈때까지 막가고 있다”는 생각을 좀처럼 떨쳐버릴 수 없다.

 의장단 선거에서 비롯된 의회내 갈등은 의원 이권개입 의혹 제기는 물론 격앙된 가운데 의원간 오가는 욕설등으로 오히려 이를 지켜보는 이들을 민망스럽게 할 정도다.

 21일 열린 제주시의회 본회의장. 이날 회의는 정례회를 마무리하는 자리였다. 의장단 선거이후 반쪽 의회로 전락하고 그간 빚어진 앙금이 채 가시지 않은 상태여서 회의 초반 분위기부터 심상치 않았다.

 회의직후부터 상임위와 예결특위에 참석치 않았던 이른바 구주류측 의원들의 질의공세가 쏟아졌다.

 상당부분 공감되는 내용도 없지 않았으나 다분히 반쪽만으로 상임위와 예결위를 벌여온 상대쪽 의원들을 향해 ‘과연 했으면 얼마나 할 수 있었겠느냐’가 주를 이뤘다.

 더욱 문제는 회의 과정에서 보여준 의원들이 추한 행태. 구주류측은 삿대질과 ‘야! 회의진행 똑바로 못해’‘진행 못하면 내려와’‘야! 의장’‘이 자식아’등 욕설과 더불어 탁자를 치며 ‘누가누가 큰 소리로 언성을 더 높일 수 있나’는 경연을 벌이는듯 막무가내였다.

 이에 주류측은 ‘함부로 말하지 맙시다’‘발언 진행 방해하지 말라’‘교육자 출신이면 교육자답게 굴어’등으로 맞받아쳤다.

 ‘의원님’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였다. ‘낙제’ 또는 ‘수준 이하’란 단어외엔 별다른 표현이 생각나질 않는다.

 의원들을 나무라고 일관된 질타로 흠집을 내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다.

 다만 그동안 의원들이 보여줬던 왕성한 활동과 의욕처럼 한여름 무더위를 지내고 보다 성숙한 모습으로 시민들에게 다가오길 기대해볼 뿐이다.<이기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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