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싸움으로 임시회를 파행으로 몰고 본회의장을 시정잡배들의 싸움터로 전락시킨 제주시의회가 이번에는 시청과 의회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자신들의 행태를 비난한 네티즌들의 글을 일방적으로 삭제해 또 한차례 물의를 빚고 있다.

 특히 이중에는 특정 의원의 불법건축 사실을 제보한 내용도 있어 시의회가 안하무인이 아니냐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제주시의회 사무국은 21일 ‘한 시민’이란 이름으로 안창남 시의원의 무허가 건축물을 지적하는 내용의 글이 뜨자 그날 오후 신문고를 관리하는 부서로 하여금 이를 삭제하도록 했다.

 한 시민이 제보한 내용은 삼양2동에서 식당은 운영하는 안 의원이 식당건물 옆에 ‘허드레 창고’를 지어 장사를 하고 있다며 이게 불법건축물인지 여부를 가려달라는 내용이었다.

 제주시가 현장 조사한 결과 허드레 창고는 비록 규모는 적더라도 불법건축물로 드러나 시가 원상회복명령을 내릴 예정인 것으로 의회가 이를 지운 것은 특정의원의 잘못이 알려지는 것을 감추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의회는 시민들의 진솔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의회 홈페이지에 자신들이 마련해 놓은 ‘의원에게 바란다’에 15일과 20일 올라 온 4편의 글도 삭제해 버렸다.

 의회 사무국은 이에 대해 “원구성 문제로 의원들간 감정이 아직 풀리지 않은 상황에서 특정 의원을 비난하는 글은 의회 정상화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지우도록 했다”고 해명했다.

 대다수 시민들은 “자신들이 감투싸움에 의회를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고 이를 비난하는 시민들의 글을 입맛에 맞지 않다고 지워버린 것은 시민의 대표인 의회가 거꾸로 시민들의 입을 막겠다는 것”이라며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이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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