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드라마 '내 남자의 여자' 19일 종영, 수도권 시청률 40.3% 기록

   
 
  ▲ 내 남자의 여자  
 
"당신은 한 번도 내 남자였던 적이 없어(화영)."

"당신은 20번 읽은 책 같아(지수)."

결국 '내 남자'도 '내 여자'도 없었다. 화영(김희애)과 지수(배종옥), 둘 사이에 놓였던 준표(김상중)는 각자의 길을 택했다.

화제의 드라마 SBS '내 남자의 여자(극본 김수현·연출 정을령)'가 19일 24회로 막을 내렸다. 화영, 지수, 준표의 갈등 관계가 어떤 결말을 맺을지 궁금증이 증폭된 가운데 김수현 작가는 결국 '사랑'보다 '독립'을 택했다. 3명의 주인공은 뜨거운 열병을 앓고 나서야 비로소 인간으로 홀로 섰다.

회를 거듭할수록 '가족 드라마'로 거듭나

근래 '내 남자의 여자'처럼 보는 이의 긴장을 고조시킨 드라마는 없었다. 인물 간에 벌어지는 상황과 심리의 세밀한 묘사는 시청자의 마음까지 가쁘게 했다.

물론 파격적 불륜으로 출발하며 소재의 차별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았고 1~2회에 연이어 등장한 과감한 애정 신은 선정성 논란을 일으켰다. 친구의 남편과 사랑에 빠져 가정을 위협하는 설정도 쉽게 공감을 얻지 못했다. 과장된 이야기라는 지적도 일었다.

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상황은 달라졌다. 외도로 가정이 무너지는 과정을 아내의 마음으로, 자녀의 시선으로, 여러 가족의 눈으로 살펴보면서 가족 드라마로 도약했다.

지탄받을 것을 알면서도 사랑을 이어가는 화영과 준표에게서는 지난한 사랑이 전해졌고 '악연'이지만 극한에 몰릴 때면 어쩔 수 없이 지수를 찾아가는 화영에게는 인간적 연민이 풍겼다.

한순간에 남편을 잃었지만 빈자리를 그대로 둔 채 가정을 지키려는 지수의 모습은 희생이 아닌 자아 찾기에 가까웠다.

무엇보다 청춘남녀의 사랑에만 익숙한, 이 외의 사랑은 불륜으로 치부해온 드라마 환경에서 나락으로 떨어지면서까지 사랑에 집착하는 중년의 모습을 처절하게 그린 점은 선선했고 돋보였다. 화영과 준표의 사랑, 지수와 화영의 애틋한 우정은 마지막회에서 절정에 올랐다.

김희애, "나를 버리자는 마음으로 뛰어들었다"

시청률이 35%를 돌파하며 시청자의 관심을 얻었고 '불륜'도 인간의 드라마로 풀어낼 수 있음을 증명했지만 방영을 앞두고 배우들이 가진 부담은 상당했다. 자극적 소재인데다 기존 이미지를 털고 역할을 바꾼 김희애와 배종옥이 어깨에 짊어진 짐은 더했다.

방영 전 제작발표회에서 김희애는 "강한 캐릭터에 망설임이 컸다"라고 고백했다. 전작 '아내', '완전한 사랑', '부모님 전상서', '눈꽃'에 이르기까지 현명한 아내와 친구 같은 엄마를 맡아와 연기 변신에 대한 고민이 상당했다.

부담은 김수현 작가에 대한 신뢰로 메웠다. 최근 출연한 3편이 모두 김 작가의 작품이었던 만큼 김희애는 "나를 버리자는 마음으로 뛰어들었다"라고 했다.

걱정이 컸던 건 배종옥도 마찬가지. 연기파로 정평 났지만 파격적 설정을 시청자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우려도 했다. 배종옥은 마음을 다잡고 "캐릭터가 치열한 드라마가 될 것"이라는 확신으로 촬영에 나섰다.

여기에 하유미, 김병세의 감초 연기도 빛을 냈다. 막힌 감정을 시원하게 뚫어주며 보는 재미를 더했다.

시청자의 관심은 마지막회에 이르러 최고조에 달했다.

시청률 집계기관 AGB닐슨 조사 결과 전국 시청률 36.8%, 수도권 시청률 39.5%를 기록했다. 또 다른 집계 기관 TNS미디어에 따르면 전국 시청률 38.7%, 수도권 시청률 40.3%를 나타냈다.

'내 남자의 여자'는 시청자의 감정 고조와 시청률의 상승 곡선이 비례한 의미 있는 드라마로 기록됐다.<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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