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전 국무총리, 22일 제4회 제주평화포럼 ‘세계지도자 회의’에서 강조
러시아·일본·필리핀 전직 지도자, 동북아 평화 방안 제안…신뢰 구축도 피력

동북아시아 진정한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전제 조건으로 안보 문제가 우선 해결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해찬 전 국무총리는 22일 제4회 제주평화포럼 ‘세계지도자 회의’에서 이같이 밝히고 “평화에서 시작해 번영으로 가야 동아시아 공동체가 가능하다”고 역설했다.

이 전 총리는 이날 ‘동아시아 평화와 번영의 전망’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유럽의 경험에서 보듯 평화 군축으로부터 공동체 구성이 시작됐다”며 “동북아에서도 안보 문제를 해결해야 진정한 평화와 번영이 가능하고, 평화의 기반은 신뢰 관계 구축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총리는 이어 “북한은 미국에 대한 불신과 공포를 가지고 있어 보다 심도있는 대화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미국도 북한에 대해 유사한 인식을 가지고 있어 결국 많은 대화와 토론이 이뤄져야 신뢰를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평화를 구축해야 동북아 경제공동체로 발전할 것”이라고 북미간 신뢰 회복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이 전 총리는 또 “유럽의 통합 과정은 일관된 노력을 통해 이뤄낸 것”이라며 “동북아는 방향의 일관성이 유지가 안돼 평화구축 진전이 안되는 것으로, 제주평화포럼이 이런 일관성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프리마코프 러시아 전 총리도 “동북아에서 분쟁이 발생할 때 군사적 조치는 절대 안되며 평화적 방법을 해결해야 한다”며 “북핵 문제의 해결 방안은 평화적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프리마코프 전 총리는 또 “북한은 사회적 경제 성장을 위한 기반이 약한데 압박만 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북한을 코너로 몰아 넣으면 원하지 않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북한이 옳지 않는 노선을 취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대북 제재정책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유럽의 통합 경험과 관련, 라모스 전 필리핀 대통령은 “유럽의 경험은 평화, 지속 가능한 개발, 모든 사람을 위한 번영을 향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안보문제는 동북아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남아시아, 중동까지 포함해서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동아시아 다국간 안보문제 협의 필요성을 제안했다.

라모스 전 대통령은 또 “아태 평화와 안보는 ‘마부하이’ 정신, 즉 서로를 포용하고 하나의 아시아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정신을 통해 가능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서로 애정을 가지고 나누고 도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이후 일본 전 총리는 동북아 평화와 안정의 과제로 한반도 문제를 꼽는 한편 북일 관계 개선의 전제조건으로 납치 문제가 우선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가이후 전 총리는 또 “6자 회담에서의 핵 문제는 한국을 비롯한 관계국들의 노력으로 해결돼 가고 있는 것은 기쁜 움직임”이라며 “북한이 초기 단계의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며 2·13 합의 이행을 촉구했다.<김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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