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소중함·섭리 배워요”

   
 
  서귀포 초등학교 학생들<박민호 기자>  
 
“저희 부부는 같이 바다에서 일을 하기 때문에 아이를 돌볼 시간이 없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선생님이 그 자리를 메워주셔서 고맙습니다”

아이들 예닐곱이 학교 뒤뜰에 조성된 들꽃마을샘터에 모였다. 연꽃이며 들꽃들이 아이들을 반겼다. 아이들은 난생 처음 보는 들꽃이 신기한지 질문을 쏟아낸다. 기다렸다는 듯이 상세한 설명이 이어지고, 아이들은 그제야 고개를 끄덕인다.

서귀포초등학교 유복희 교사(42)는 지난해 학교가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지정 과학교육 선도 시범학교로 선정되면서 과학에 올인(?)했다. 유 교사는 관찰과 실험을 통해 아이들의 과학적 탐구능력을 신장시키는데 정열을 쏟고 있다.

   
 
   
 
프로그램의 하나로 현장체험 학습은 빼놓을 수 없는 재미다. 지난 20일에는 일출랜드에서 도자기 체험과 천연염색, 동굴탐사 등을 진행했다. 이 외에도 제지기·다랑쉬 오름 등을 탐방하면서 화산활동을 배우기도 했다.

적어도 두달에 한번은 현장체험을 고집하는 유 교사는 “아이들은 학교 밖에서 자연의 소중함과 자연섭리 등 책에서 배울 수 없는 더 소중한 것을 배운다”며 “아이들 사이도 돈독해져 일석이조 효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디어를 통한 발명도 잊지 않는다. 4∼6학년을 대상으로 특별활동 시간에 ‘발명 에디슨반’을 꾸리고 있다. 나무젓가락을 이용해 건축물을 쌓거나, 글라이더를 만들어 날리기 등 다양한 체험활동에서 아이들의 흥미와 호기심이 자란다.

유 교사는 아이들의 인성교육에도 관심이 많다. 그는 “최근 아이들은 어른 못지 않게 바쁜 생활로 부모는 물론 교사들과도 대화할 시간이 없어졌다”며 “교사는 아이들과 벽을 허물고, 학부모들과도 교감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에선지 유 교사는 담임 때 매일매일 학부모들에게 하루의 일과를 담은 알림장인 ‘마음 나누기장’을 보냈다. 알림장은 교과활동부터 도내에서 실시되는 각종 공모활동, 학부모에게 보내는 편지 등으로 손수 꾸몄다. 효과는 대단했다. 답장만도 수백장에 이른다.

아이들이 교사에게 마음을 터놓는 시간으로 집단상담프로그램도 병행했다. 유 교사는 “한 번은 가장 버리고 싶은 것과 가장 갖고 싶은 것에 대한 이야기를 진행했는데, 한 아이가 가장 갖고 싶은 것을 ‘가족의 사랑’이라고 답해 마음이 아팠다”고 회상했다.

아이들에게 모든 것을 주고 싶다는 유 교사는 오늘도 사랑을 나눈다. 한 아이도 소외감을 받지 않고, 씩씩하게 자라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아이들이 있기 때문에 교사가 존재한다’는 신념대로 하루하루를 아이들을 위해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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