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진출 후 3년 반만에 통산 100호 홈런을 날린 '한국산 거포' 이승엽(31. 요미우리). 그러나 그는 정작 100호 홈런보다 한일 통산 401호 아치를 최고의 홈런으로 꼽았다.

이승엽은 2일자 일본 요미우리계 스포츠전문지 '스포츠호치'와 인터뷰에서 "지바 롯데 시절 일본 데뷔 첫 홈런도 대단했지만 역시 한일 통산 401호 홈런을 쳤을 때가 최고였다"고 말했다.

지난 1일 이승엽은 히로시마전에서 1-0으로 앞선 2회 무사 1루에서 상대 좌완 아오키 다카히로를 상대로 장쾌한 120m 우월 아치를 그리며 일본 통산 100홈런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승엽은 경기 후 요미우리 홈페이지를 통해 "100홈런이라는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담담한 소감을 밝힌 바 있다.

이승엽이 401호 홈런을 최고의 아치로 꼽은 데는 역시 최근 슬럼프가 원인으로 보인다. 이승엽은 지난해 8월1일 한신전에서 2-2로 맞선 9회 2사 1루에서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로 진출한 이가와 게이를 상대로 백스크린을 맞히는 끝내기 2점 홈런을 뿜어냈다. 1회 2점 홈런으로 한일통산 400홈런을 달성한 데 이은 통쾌한 아치였다.

그야말로 이승엽의 홈런으로 시작해서 홈런으로 끝난 승리였고 요미우리 4번의 명성을 톡톡히 확인한 장타였다. 이승엽은 여세를 몰아 지난시즌 타율 3할2푼3리 41홈런 108타점을 올리며 일본 최고타자로 거듭났다.

하지만 이승엽은 시즌 전 무릎 수술 후유증과 상대 투수 견제 등 고전하면서 2할5푼7리(2일 현재), 15홈런, 41타점의 부진을 보이며 4번에서 6번으로 강등된 상황이다. 100홈런을 쳤다고 기뻐할 처지가 아니다. 최상의 컨디션이던 401홈런 당시를 그리워 할만하다.

"100홈런까지 한국에서보다 훨씬 길게 느껴졌다"는 이승엽은 "롯데에서 처음으로 친 홈런인데 대단했다"며 지난 2004년 4월 4일 다이에전에서 나온 데뷔 홈런의 추억도 회상했다. '스포츠호치'는 지바 롯데 마린구장 사상 3개째의 장외홈런으로 주차장의 차 유리를 깼던 150m 대형아치라고 전했다.

이후 이승엽은 시즌 초의 타법으로 나설 것임을 밝히고 "매경기 최선을 다해 성적을 낼 것"이라며 부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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