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봉 교수, 제주어 보존방향 정책토론회서 제시

옛 사람들에게 제주어는 어떻게 비췄을까. 「신증동국여지승람」(제주풍속편)에 보면 “말 자체가 말라서 윤택이 없고 껄껄하다”고 적혀있다. 제주어는 말소리가‘앞이 높고 뒤가 낮다’는 뜻이다.

김정(金淨)은 「제주풍토록」에서 “사람들의 말소리는 가늘고 높은 게 바늘과 같고 또한 많은 말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해서 발음적 특성과 함께 어휘적 특성을 지적하고 있다.

어휘자체가 다르니 알아들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이렇듯 제주어는 독특한 언어적 체계를 지니고 있다.

제주어는 ‘아래 아’를 포함한 9개의 단모음과 후두유성음 ‘ㅇ’을 포함해 20개의 자음을 갖는  특이한 언어체계를 지녔다.

그런가하면‘이녁, 지녁’과 같은 이인칭 대명사, ‘일미, 글미, 절미, 야의, 가의, 자의’와 같은 3인칭 대명사가 독특하게 나타난다.

게다가 ‘괴다(중세어)-궤다(제주어)-사랑하다(현대어)’처럼 중세 어휘가 많이 남아 있고, 순우리말이 많다.

그렇다면 이 시대 제주어는 어떤 가치가 있는 것일까. 강영봉 제주대학교 국문학과 교수는
“제주어야말로 한글의 대표상품”이라고 주장한다.

강 교수는 강창일 국회의원 주최·제민일보가 주관으로 6일 오후2시 한라수목원 자연생태체험학습관에서 열린 2007제주민속문화의 해 기념 올바른 제주어 보존방향 정책토론회서 이같은 견해를 밝혔다.

강 교수는 이날 토론회에서 “훈민정음 창제 당시 음운 목록을 가지고 있고, 아직도 중세 어휘가 생생하게 사용되고 있는 제주어야말로 한글의 대표상품이자 제주도 대표 상품”이라고 말했다.

강 교수는 “이는 제주도에 대한 첫 인상으로 우선 제주어가 특이하다는 외지인들의 평가와도 일치한다”고 말했다.

그는 「삼국유사」2권 48대 경문대왕편(‘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에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다’라는 말이 ‘임금님 귀는 길다’로 변한 것을 예로 들었다.

강 교수는 “이는 곧 환경이 변하면 이에 따라 말도 달라진다는 사실을 지나쳐서는 안 된다는 의미를 말한다”면서 “점차 사라져가는 제주어에 대한 보존방향이 시급히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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