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그라운드 컨디션 탓에 정상적인 훈련 스케쥴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결전을 이틀 앞둔 시점부터 본격적인 전시 체제에 돌입했다.

핌 베어벡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9일 오전 선수단의 팀 미팅 시간을 마련했다. 원래 예정돼 있던 오전 훈련 스케쥴을 취소한 채 숙소인 메리어트 호텔에서 별도의 선수단 모임을 가지게 된 것이다.

베어벡 감독이 오는 11일 사우디 아라비아와의 아시안컵 첫경기를 이틀 앞둔 시점에 소집하는 팀미팅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사우디전서 베어벡 감독이 어떤 전술을 선수들에게 지시할지에 대한 윤곽이 이날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쿠닝안 스타디움에서 열린 팀 훈련을 마치고 마련된 인터뷰 자리에서 베어벡 감독은 "사우디의 장·단점에 대한 분석은 이미 완료됐다"고 선언한 바 있다.

베어벡 감독의 말은 허언이 아니다. 사우디가 치른 최근 경기 4차례의 비디오를 입수한 베어벡 감독은 이미 대한축구협회 기술국 등의 도움을 받아 상대팀에 대한 대비를 마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베어벡 감독은 아직까지 선수들에게 사우디의 전술을 분석한 비디오 자료를 보여준 적이 단 한번도 없다. 또 어떤 전술적 움직임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도 제공하지 않고 있다.

경기 직전까지 선수들에게 상대팀을 분석한 자료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흔한 일이다. 그러나 결전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제는 오랫동안 연구하고 완성시킨 '사우디전 X-파일'을 선수들에게 개봉할 시점이다.

9일 오전 팀미팅에서 베어벡 감독이 '사우디전 공략 비책'을 선수들에게 공개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표팀 관계자의 전언이다. 아울러 지난 5일 우즈베키스탄전을 복기하며 한국 대표팀이 최근 보인 약점을 최소화하는 작업이 이뤄질 공산도 크다.

잇따라 훈련 스케쥴을 취소하며 사우디전 준비 차질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는 베어벡호. 그러나 사우디전에 대한 대비는 이제 새로운 '정보전'과 '분석'의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노컷뉴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