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칠십리’ 테마로 첫 개최…올해 13회 맞아
들불축제와 함께 문광부 유망축제 지정 ‘대표축제’
행사장 협소·칠십리문화 종합 테마관 부재 등 과제

   
 
   
 
서귀포칠십리축제는 정월대보름들불축제와 더불어 문화관광부 유망축제로 지정받은 서귀포시축제 중 가장 규모가 큰 제주의 대표축제다.

칠십리축제의 주테마인 ‘칠십리’는 2200여년전 중국 진시황제가 보낸 ‘서복’이라는 사람이 정방폭포를 거쳐 서쪽으로 돌아갔다는 전설에 따라 서귀포라는 지명이 탄생된 이래 조선시대에 와서 정의현 남문부터 표선면 가시리를 지나 남원읍 한남리, 서귀포시 상효동을 거쳐 서귀진성에 이르는 거리가 70리이기 때문에 생겨난 이름이라고 한다. 그러나 근래 들어서는 서귀포시 동쪽 쇠소깍 해안부터 서쪽 색달동 천제연 하류까지의 해안선 길이가 70리이기 때문에 ‘서귀포칠십리’라고 불린다는 설도 있다.

서귀포시는 지난 1995년 그동안 ‘칠십리’라는 말로 시가 쓰여지고 노래가 불려지면서 서귀포시의 독특한 언어문화로 정착된 칠십리를 테마로 축제를 만들게 된다.

작년에 열두번째를 맞은 칠십리축제는 ‘칠십리 바다와 불로초’를 주제로 9월20일부터 23일까지 4일동안 열려 관광객 4만명을 포함, 모두 15만명이 축제장을 찾았다.

   
 
   
 
축제 첫날에는 3500명이 참가한 칠십리 대행진을 시작으로 식전 타악기 공연과 특별자치도 출범 축하공연이 이어졌다. 둘째날에는 어업인 한마당, 시립합창단과 관악단 공연, 도립예술단 공연, 중국기예단 공연, 불로초를 찾아서 떠나는 민속무 공연, 노젓기 대회, 해녀태왁 수영대회, 전국 장기대회 등이 열렸다.

   
 
   
 
셋째날에는 정의골소리패 공연을 시작으로 해순이 섬돌이 선발대회, 청소년 가요제, 실버 한마당, 전국 바다낚시대회, 칠십리 사생대회, 건겅걷기대회 등이 열렸다. 행사 마지막 날에는 서귀포시민 한마당 동아리 공연을 필두로 서귀포민속보존예술단 공연과 탐라민속 재현행사가 열렸고 칠십리 가요제를 끝으로 축제의 막이 내렸다. 이밖에 다양한 체험행사와 전시회 등 서귀포의 모든 문화를 한곳에서 감상할 수 있었다.

칠십리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누가 뭐라해도 칠십리대행진이다. 이 행진은 작년 7월1일 제주특별자치도 출범으로 기존 서귀포시와 남제주군이 서귀포시로 통합, 17개 읍·면·동이 참가해 두시간에 걸쳐 열렸다. 이 행진은 지역주민들이 자기 고향의 전설, 민속·문화 재현 등 특색있는 거리공연을 준비하고 연출함으로써 주민화합과 고향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특히 정의현감과 대정현감 재현행렬이 대행진에 참여, 통합 서귀포시의 위상을 빛내는 행사가 됐다.

이 축제는 바닷가 행사장에서 개최돼 제주 특유의 전통어업을 계승·보전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 지역 어촌계끼리 경연하는 해녀태왁 경기는 많은 관광객과 시민이 함께 동참해 열띤 응원전이 펼쳐졌다. 체험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진행됐는데 타투, 이중섭 그림 판화체험, 빙떡체험, 가훈써주기, 고망낚시 프로그램은 인기가 매우 높았다.

행사를 주관한 서귀포시축제위원회 평가보고서에 의하면 예산 3억3800만원이 투입된 축제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1인당 평균 2만2400원을 소비, 축제 개최에 다른 경제적 효과가 37억3300만원으로 나타나 지역경제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축제광장이 너무 비좁고 행사장 접근이 쉽지 않을 뿐아니라 서귀포 칠십리문화를 종합적으로 관람할 수 있는 테마관 부재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매김하는데 한계를 갖고 있다.

올해 축제는 9월20일부터 23일까지 4일동안 천지연광장과 시내일원에서 개최된다. 두차례에 걸친 축제 관계자 워크숍과 수차례의 축제 전문가 자문으로 작년과는 다른 차별화된 축제로 기획되고 있다.

축제 기본계획을 제주특별자치도의 성공 기원과 시민화합의 장으로 하고, 지역의 우수한 전통문화를 계승·발전시키며,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하는 이야기(Story) 전개형 체험축제로 구성하고, 관광축제로 개최함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명품축제를 지향하고 있다.

특히 문화관광부 축제평가 지적사항을 반영, 주무대를 옛 서귀진성 모습으로 꾸미고 천지연 야외공연장을 불로초 테마관으로 꾸미고자 한다. 시내일원의 거리문화 공연을 강화하고 칠십리 야외 상설무대를 만들고 해양무대를 꾸며 축제수준을 전반적으로 높여 나갈 계획이다. 또 축제체험 참가비와 시상금을 재래시장 상품권으로 지급해 서귀포 지역경제에 공헌하는 축제로 만들어 나갈 계획도 갖고 있다.

서귀포칠십리축제가 연륜이 길지 않음에도 제주도를 대표하는 문화관광부 유망축제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서귀포시와 서귀포시축제위원회의 명품축제 만들기에 대한 열정 때문이라고 필자는 보고 있다. 칠십리축제는 향후 축제광장이 새로 조성되고 문화관광부 축제에 걸맞는 예산 확보가 이뤄진다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명품축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제주시관광축제위원장>

   
 
  ▲ 고성기씨  
 

○ 칠십리축제 현장에서 만난 사람   /  고성기 서귀포시축제위원장

“21세기 서귀포 관광 르네상스 초석 마련”

고성기 선생은 서귀포시의회 부의장을 지낸 지역원로로 작년부터 칠십리축제와 칠선녀축제를 주관하고 있다. 지금은 올해 9월20일부터 개최되는 제13회 서귀포칠십리축제 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작년 산남에서 가장 큰 칠십리축제를 맡아 총괄 지휘하면서 예산 확보와 장소 선정, 그리고 경쟁력 있는 프로그램 찾기 등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올해 축제는 두차례의 축제 관계자 워크숍과 토론회 그리고 학계·지역원로·관광업계 등으로부터 충분한 자문을 받았기 때문에 축제 품격이 상당히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고 선생은 “올해 칠십리축제를 21세기 서귀포시 관광 르네상스 초석 마련을 위한 계기로 만든다는 각오로 행사 90일 전인 지난 6월20일부터 축제팀을 가동하고 있기 때문에 예년과는 확실히 다른 축제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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