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하의 강점을 사내에서 듣노라면 그는 '어려움 속에 있을 때 더 유쾌해지는 것'(손석희 교수)이라고 한다. MBC 보도국에서 이라크 특파원으로 전장을 누볐던 이진숙 워싱턴 특파원은 김주하를 '여성의 벽, 직종간의 벽, 출산의 벽 등 많은 장애를 넘어서며 후배 여성들의 미래가 어깨에 달려있다'고 평했다.

엄하기로 소문난 보도국 분위기에서도 그는 잘 버텨내고 아나운서 국에서 보도국으로 전환 했음에도 경쟁력을 잃지않는 승부 근성을 보여왔다. 보도국 선배와 동료들은 그를 온실의 화초가 아닌 동료로 인정했다. 그저 앵커석에 앉아 뉴스의 꽃이 되기를 거부하고 기자로서 현장을 느끼며 부닥치는 모습을 통해 언론계 표현으로 '선수'로 받아들였다.

무엇 무엇이 부족하다고 수없이 벌어지는 취재 현장의 돌발 상황속에서 이것 저것 불평하기보다 어떻게든 해내려는 의지가 더 강한 김주하가 보도국 정서와 맞아 떨어진 것이다. 경영진에서는 프롬프터 없이도 생방송 뉴스의 순발력을 발휘하고 기자로서 현장 감각을 아우른데다 앵커로서 신뢰감을 시청자들에게 주니 더할 수 없는 평가를 줄 수 밖에.

방송계에 있어 '최초라는 수식어가 지금도 충분히 부담스럽고 넘친다'는 주말 뉴스데스크 단독 앵커 김주하는 '10년후에도 지금처럼 그저 열심히 앞만 보고 달리고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여성'앵커라 불리기 보다 '앵커'로 평가받는 것이 중요하다는 김주하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사실 좀 헷갈리는 부분이 있어요. 당신은 기자입니까 앵커입니까 아나운서 입니까

곤란한 질문이네요, 마치 그 질문은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라고 물어보는 것 같아 대답하기 참 어렵네요. 제가 아나운서로 출발했으니 아나운서가 그렇게 기억하시는 분도 있을테고 2004년에 기자로 아나운서국에서 보도국으로 직종전환을 했으니 지금 기자 신분으로 취재를 하고 있죠. 주말에는 뉴스 데스크 앵커를 맡고 있으니 그렇게 생각하실수도 있겠네요. 밥을 먹여주는 엄마도 중요하고 밥벌이를 해주는 아빠도 당연히 중요하구요. 궁극적으로 전 바바라 월터스 같은 앵커가 되길 희망하고 그렇게 노력하면서 살고 있다고 대답하면 답이 될까요? 호호호.

요즘에는 뉴스 도중 앵커가 종종 웃지못할 방송 실수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앵커도 뉴스에 따라 감정의 흐름을 갖는 것은 어느 정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뉴스 같은 객관적 프로그램에서는 실수를 가급적 해서는 안되죠. 무엇보다 앵커는 뉴스를 통해 시청자와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수준까지 이어갈 수 있으면 된다고 생각해요. 얼마 전 캄보디아 비행기 추락사건을 보도하던 타 방송사 앵커가 가족의 슬픈사연을 보도하다 눈물을 흘린 것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었다고 봐요.(김주하는 중국선박의 한국 선박 골든 로즈호 침몰사건을 보도하면서 화면 밖까지 분노가 치밀어오르는 기운을 전한 경험이 있다)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 하겠다고 하다가 혼나셨다면서요

사실은 스쿠터였어요. 데스크로부터 엄청 혼났죠. 탈거면 아주 커다랗고 안전한 대형 오토바이를 넘어지지 않고 탈 자신있으면 타라고 하셨는데 그걸 사는 비용을 제가 어떻게 감당하겠어요. 호호호. 메인뉴스를 진행하는 동안은 제가 제 개인만의 몸은 아니더라구요. 공공의 전파를 통해 뉴스를 전하는 방송에서 보호 관리돼야 할 상황인거죠. 그래서 다시 버스를 타고 다닌답니다.

대중적으로 화려한 유명인사들 중에는 사실 그 속을 들여다보면 그 사람의 핵심 콘텐트가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김주하의 컨텐트는 무엇일까요

글쎄요. 제게는 모짜르트와 같은 천재성이 전혀 없어요. 그보다는 모짜르트의 경쟁자이자 적수이면서 늘 2인자였던 그래서 부단히 따라잡으려 노력하는 살리에르의 입장이라고 해야 할까요. 항상 부족하다고 느끼고 그것을 알기 때문에 노력하지 않으면 안되는 모습을 감사하게도 좋게 평가해주시는 것 같네요. 취재하면서는 안될 것 같다고 하면서도 결국 물면 끝까지 놓지 않는, 해오고야 마는 근성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장래 방송인을 꿈꾸는 여성들에게는 가장 닮고 싶은 인물이자 앵커로서 늘 꼽히는데요

그건 솔직히 제가 앉은 자리에 대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아닌 누가 앉아도 그럴수 있다는 거죠. 그래서 그런 외부의 평가에 대해서는 특별히 의식하고 그러지는 않아요. 다만 일하고 있는 동안 열심히 해서 앞으로 이길을 걸을 후배들이 잘할 수 있도록은 하고 싶어요.

3월에 단독 앵커를 시작하셨으니 이제 4개월여가 되가는 군요. 아직도 혼자 데스크에 앉아 있으면 허전하신가요

회사에서는 이전에 엄기영 앵커와 평일 뉴스데스크를 진행할 때보다 많은 걸 요구하세요. 뉴스 포맷을 짜는 것이나 오프닝 클로징 멘트를 직접 작성하는 것 등 많은 부분에서 제게 임무를 주시고 있죠. 예전에는 엄기영 앵커가 클로징을 하셔서 덜 신경쓴 부분도 있는데 이제 매일 고민해야 합니다. 아직도 저혼자 넓은 뉴스룸에 있다는 것이 허전하다는 것을 느끼죠.

시청률에서는 만족하시나요

요즘 주말 시청률이 낮은 것은 인정해야 할 부분이지만 잘 나올때도 있고 아닐때도 분명 있죠. 하지만 시청률을 올리기 위해서 아이템을 의도적으로 선정적이거나 센세이셔널하게 잡지않고 MBC 뉴스가 가진 기본적 정통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해요.

혹시 드라마나 다른 예능 ,교양 프로그램중에 즐겨보시는 것이 있나요

사실 시간이 별로없어서 다른 프로그램을 볼 시간이 없어요. 그나마 본 것이 있다면 주말에 하는'CSI' 정도라고나 할까요.

얼마 전 돌잔치에서 돌잡이를 하는 아이가 마이크를 잡았다면서요

남편이 '안돼~'라고 했죠.(웃음). 저도 아이가 돈을 잡았으면 내심 바랬어요.(웃음) 하지만 아이가 나중에 희망하는 일이라면 적극 지원해주고 싶어요. 다들 그렇지만 일하는 엄마다 보니 엄마로서 아이와 함께 하면서 교감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을 하지 못한다는 점이 솔직히 지금 두려운 일이죠. 앞으로는 아이와 엄마간에 나눌수 있는 교감에 대해서 가능한 최고의 방안을 찾을 생각이에요.

방송에 다시 복귀한 심정을 표현한다면

행복하다. 바쁘다. 고맙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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