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좋은 학교'] ⑦남원중학교

   
 
   
 
[아이좋은 학교]  ⑦남원중학교

 

지난해 7월 제주특별자치도 출범과 함께 도교육청에서는 올 3월부터 도내 초·중·고교 아홉 곳을 제주형 자율학교로 시범 운영하고 있다. 이중 남원중은 독특한 방식의 외국어 교육에다 제주정체성 및 평화․인권 의식을 높이기 위한 교육프로그램 등을 운영, 남원중만의 차별화된 제주형 자율학교 모형을 제시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글로벌 마인드·제주 정체성 두 마리 토끼를 잡아요"

‘역발상’ 으로 재미·효과 ‘두 배’

 

   
 
  ▲ 원어민 교사와 학생들이 윷놀이로 영어 수업을 하고 있다.  
 
남원중 2학년 여학생들과 원어민 교사 피터(Peter DeMarco)씨가 독특한 영어회화 수업을 하고 있다. 어찌 보면 '영어를 즐긴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듯 싶다.

학생들은 피터씨에게 우리의 전통놀이인 윷놀이에 대해 설명 중이다. 물론 영어로다. 칠판엔 윷놀이판이 그려져 있고, 학생들은 피터씨에게 윷놀이의 방식과 특징 등을 설명하느라 바쁘다.

교사가 학생들에게 설명하고 가르치는 게 일반적인 교육 패턴이다. 그러나 남원중은 좀 다르다. '역발상'을 시도한 것이다.

학생들이 오히려 원어민 교사에게 다양한 한국의 문화를 영어로 설명하며 자연스레 영어회화의 질을 높여간다. 자연스레 영어를 배우는 것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우리문화에 대한 자부심도 피부로 호흡하는 것이다.

교실 벽에 빼곡이 붙여진 영문편지도 시선을 끈다. 남원중 학생들이 중국학생들과 나눈 영어펜팔의 흔적들이다. 이러한 영어펜팔이 이뤄진 데는 피터씨의 공로가 컸다. 인터넷을 통해 남원중학생들과 중국 학생들을 연결시켜줌으로써 영어를 통해 서로의 문화를 교류하고 소중한 인연도 가꿀 수 있도록 한 배려다. 

양도진 학생은 “우리 문화를 영어로 소개할 수 있어 우리 스스로가 우리의 문화를 더 잘 알게되고, 재미있게 영어를 배울 수도 있어 즐겁다”고 말한다.

원어민 교사 피터씨는 “원어민 교사가 할로윈 문화를 (학생들에게)가르쳐 주는 것보다, 학생들이 자신의 문화를 자랑할 수 있다는 게 남원중 교육의 큰 특징”이라며 수업 스타일을 설명했다.

영어에서 평화·인권까지 다채

   
 
  ▲ 학생들이 영어로 진행하는 수업  
 
제주형 자율학교로 운영되는 남원중엔 자랑거리는 많다.

우선 차별화된 영어회화 신장 프로그램을 들 수 있다. 남원중은 2개 학급 60명을 3단계 수준으로 재편성, 반당 20명씩 3단계 수준별 수업을 동시에 진행하는 정규교과 외에 자율교과로 영어회화 교과를 운영하고 있으며, 영어캠프․영어 일기 쓰기, 영어 인터뷰(Interview) 교실 운영 등 영어교육에 집중도를 높이고 있다.

영어회화 교과는 1주일에 3시간. 2시간은 외국교재를 교과서로 채택, 원어민 교사와 한국인 교사가 함께 하는 수업방식이며, 나머지 1시간은 바로 󰡐역발상󰡑아이디어에서 나온 원어민교사에게 한국의 문화를 가르치며 영어를 즐기는 시간이다.

영어캠프는 매월 1회씩 연 8회 연다. 원어민교사 3명이 참여, 학생들과 캠핑을 통해 영어회화 교육의 효율을 높인다. 캠프를 통해 자연을 벗삼아 영어회화의 참맛을 느껴보는 기회가 되고 있다.

학생들은 또 편성된 조별로 매일 오전 8시10분부터 40분간 영어 인터뷰실에서 다양한 주제를 갖고 원어민 교사와 대화를 나눈다.

남원중은 또한 국제사회의 이해와 평화·인권교과에도 힘을 쏟고 있다. 제주가 평화의 섬인 만큼 평화와 인권에 대한 학생들의 이해도를 높이고 제주인으로서의 정체성도 높여주고자 한 의도다.

평화·인권교과는 △제주인의 정체성·평화 교육 △인권 교육 △국제사회 이해교육으로 나뉜다. 제주4·3위령제에 참석했으며, 4․3유적지를 돌아보며 제주의 역사와 인권, 평화를 느끼도록 하고 있다.

일제 전적지도 둘러보고 '제주의 허파' 곶자왈을 찾는 것 역시 빼놓지 않고 있다. 현장 속 체험을 통해 학생들에게 참교육을 실현시킨다는 게 남원중의 취지다.

   
 
  ▲ 독서논술 시간  
 
독서·논술을 강화한 것도 특징. 논술은 결국 독서의 힘이라 할 수 있어 남원중은 가능한 독서시간을 많이 확보, 운영 중이다.

한자교육은 과감한 변신을 꾀했다. 실용한자 위주의 교육을 집중적으로 강화한 것. 학생들이 생활 속에서 자주 사용하는 한자를 중심으로 한자교육의 실용화를 추구한다. '선택과 집중'을 고려한 것이 바로 한자교육인 셈이다.

생활체육이 빠지지 않는다. 여학생은 탁구, 남학생은 테니스를 주 종목으로 선정, 전교생 1인이 1종목씩의 운동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어릴 적부터 다진 건강은 평생을 간다는 믿음이 깔린 교육 방향이다.

 '실력으로 증명' 자신있다

남원중은 주당 33시간의 기존 수업시간을 확대, 주당 35시간 수업을 진행한다. 이것저것 교육에 대한 열의가 높아 학생들이 다소 힘들 순 있지만, 학생들이 혹시나 부족할 수 있는 부분을 메워보려는 학교의 의지가 담겼다.

차별화된 영어교과 운영으로 한국외국어평가원이 주관하는 영어능력 국가인증시험 펠트(PELT)에서 2학년 16명이 통과했고, 오는 12월까지 더욱 많은 학생이 이 같은 시험을 통과할 수 있도록 교사들과 학생들이 함께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한자 역시 마찬가지. 집중적인 실용한자 교육으로 국가공인 한자 자격증 취득에서도 알찬 결실을 맺어보겠다는 게 남원중의 포부다.

부공남 남원중 교장은 "학생들에게 글로벌 마인드를 심어주고, 비록 지역에 있지만 도심 학생들에게 결코 뒤지지 않는 공교육을 실현하는 게 남원중 전 교직원이 할 일"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도심에 비해 과외 교육여건이 좋지 않지만, 알찬 학교 교육과 차별화된 교과 운영으로 학생들의 학력신장에 힘쓰겠다"고 전했다. <글 이영수 기자·사진 김대생 기자>

 ※여름 방학 관계로 제주형 자율학교 함덕중과 세화고편은 가을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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