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재산문제 인정선회' '朴 5.16구국혁명 재확인'
"중산층 정책 없고 기득권 대변의식, 구시대역사의뿐"

'박근혜 후보는 정몽주인가. 세종대왕인가?'

22일 원희룡 한나라당 대선 경선 후보가 박근혜 후보에게 “정몽주 선생은 신념을 위해 목숨까지 던질지언정, 말과 행동이 다르진 않았다. 본인의 확실한 신념이 있다면 그것이 박 후보의 발목을 잡을지언정 분명한 입장을 밝혀 사과의 진정성을 갖춰주길 바란다”고 박 후보의 역사의식을 또한번 비판했다.

 

지난 19일 한나라당 대선 후보 청문회에서 박 후보가 ‘5.16은 구국혁명’ ‘유신은 역사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라는 발언에 이어 21일 제주에서 열린 TV합동토론회에서 또다시 5.16을 빗대어 “조선개국에 대해 포은 정몽주 선생과 세종대왕의 평가가 다를 수밖에 없지 않나?”라고 응수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원 후보는 “5.16이 구국혁명이라는 박 후보의 말을 듣고 민주화를 위해 가슴앓이 했던 이들이 충격을 삭이지 못하고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공이 크지만 결과가 결코 수단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박 후보가 피해자들에게 사과하는 것은 그 원인이 된 행동이 잘못됐기 때문에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박 후보는 “이성계의 조선 개국에 대해 포은 정몽주 선생과 세종대왕의 평가가 다를 수 밖에 없지 않나? 두 분이 똑같은 얘기를 할 수 없을 것이다. 아버지가 5000년의 가난을 물리치기 위해 가발과 합판은 물론 심지어 다람쥐까지 팔아 100억달러 수출을 간신히 해냈다. 전문가들이 ‘1000억달러 수출을 위해서는 중화학공업을 해야 한다’고 해서 울산과 창원에 공업단지를 만들었다. 그런 것을 해나가는 데 있어 뒷받침할 정치체제가 필요해서 그렇게 했다”고 답변했다.

또 박 후보는 “그 시대에 본의 아니게 피해를 본 분들에게 죄송스럽게 생각하지만 정몽주와 세종대왕이 다르듯이 (유신에 대한) 생각은 다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원 후보는 그러나 “이미 민주화를 통해 역사적으로 정리된 사건에 대해 구시대의 역사인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TV합동토론회에 대해 논평을 낸 원 후보측은 “첫 토론부터 소감은 ‘NO'다. 여전히 이 후보와 박 후보는 문제의 본질을 벗어났고 철학부재를 보여줬다. 두 후보의 정책에선 중산층이 대다수인 국민을 위한 정책은 찾아 볼 수 없었다. 동문서답과 구시대역사의식을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었다. 토론에서 건진 건 기득권 대변의식과 근대적, 이념적 가치관의 확인뿐이었다”고 평가했다.

 

이 후보에 대해선 “검증을 거쳐 오면서 부정한 방법의 축재(蓄財) 자체도 문제이만, ‘진실’또한 큰 문제로 대두됐다. 본인은 ‘진실하다’고 하지만 현실은 아직도 의혹투성이다. 위장전입도 강하게 부정하다가 지난 토론회에서 은근슬쩍 인정하더니, 이번 토론회에서도 ‘일을 많이 하다보면 다소간 문제도 있을 수 있다’고 ‘蓄財인정’ 발언을 했다는 것도 의심스럽다”고 모순된 입장을 꼬집었다.

 

역사의식과 함께 대북정책에 대해서도 비판을 받고 있는 박 후보에 대해선 “북한이 언제부터 핵을 개발했고, 왜 보유해 왔다고 생각하는가. 두 손이 마주쳐야만 박수소리가 나는 것일 텐데, 박 후보의 상호주의는 말 안듣는 상대에겐 손조차 뻗어주지 않는 것인가”며 “과연 박 후보가 이해하는 남북관계는 무엇이며, 정확한 대북 정책이 무엇인지 제대로 좀 알고 싶다”고 경직된 자세변화를 촉구했다.<변경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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