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경선후보 4명 첫 합동연설회...제주 비전 쏟아져

한나라당 제17대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합동연설회가 22일 제주에서 시작됐다.

특히 ‘한국판 뉴햄프셔’, ‘대선의 리트머스’로 인정받는 곳이라는 점을 감안한 듯 당 지도부는 물론 4명의 후보들이 제주의 상징성을 강조하고 지역 공약 등을 쏟아내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날 행사장인 한라체육관에는 선거인단 2000여명과 당원 1000여명 등 3000여명이 참석, 전국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합동연설회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강재섭 대표는 이날 합동연설회에 앞서 인사말을 통해 “공식 선거운동을 제주에서 시작하는 것은 매우 뜻 깊은 일”이라며 “신혼부부들이 제주에서 인생설계를 하듯 한나라당도 제주에서 새롭게 시작하겠다”고 ‘대선의 바로미터’인 제주의 상징성을 강조했다.

영상 홍보물 상영과 함께 후보별로 12분 동안 진행된 이날 합동연설회에서는 후보마다 다양한 제주공약과 국정 운영 방향 등을 제시하며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제주공약과 관련, 후보들은 현재 추진되는 특별자치도의 문제점을 중심으로 도 전역 면세화, 법인세 인하, 제2공항 건설, 관광산업 부흥, 한미FTA 지원 등을 약속했으며, 제주출신 원희룡 후보는 지역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해군기지 문제에 대해 절차의 투명성과 정부 지원이 부족한 지금 방식의 건설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연설 시간이 짧아 제주공약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계획 등이 제시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후보 자질론 등을 놓고는 물고 물리는 공방이 이어졌다.

홍준표 후보는 “요즘 잠을 자지 못한다”며 이명박 후보를 빗대어 꼬집었으며, 박근혜 후보도 “본선에서 이길 수 있는 후보를 뽑아야 한다”고 이 후보를 공격했다.

원 후보도 검증공방에 뛰어들며 이른바 ‘빅2’인 이·박 후보의 자질론에 문제가 있음을 직설적으로 표현했다.

반면 모든 후보로부터 공격을 받은 이 후보는 “안에서 던진 돌이 아프다”는 말과 함께 화합과 단결을 강조, 대조를 이뤘다.

또 이날 행사장에는 이 후보와 박 후보 지지자 사이에 치열한 몸싸움과 자리다툼까지 벌어지는 등 뜨거운 장내외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양측 지지자들이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몸싸움을 벌이는가 하면 욕설까지 퍼부어 행사 진행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한편 한나라당 합동연설회는 이날 제주를 시작으로 다음달 17일 서울합동연설회를 마친 뒤 19일 국민참여선거인단 선거를 전국에서 동시에 실시하고, 20일 최종 후보를 발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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