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번의 승부차기. 이번에도 마지막 키커는 이란과의 8강전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던 김정우였다. 그러나 김정우의 패널티킥은 오른쪽 골포스트를 맞고 튕겨나왔고, 베어벡호 역시도 아시안컵 우승이라는 목표로부터 튕겨나왔다.

47년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던 베어벡호가 결승 문턱에서 좌초됐다.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5일(한국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부킷 잘릴 국립경기장에서 벌어진 이라크와의 2007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연장전을 득점 없이 마친 뒤 돌입한 승부차기에서 3-4로 분패했따.

이로써 22년만에 이라크전 패배를 기록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한 한국은 오는 28일 인도네시아 팔렘방에서 일본-사우디아라비아전의 패자와 3-4위전을 치른다.

“90분 안에 승부를 마무리하겠다”던 핌 베어벡 축구대표팀 감독의 약속은 지켜지지 못했다.득점없이 연장전에 돌입한 베어벡호. 사흘전, 이란과의 8강전에서 120분 사투를 벌였던 태극전사들의 체력적인 부담은 클 수 밖에 없었다.

더욱이 전후반 90분 내내 수비에 집중하던 이라크는 연장에 돌입하자 활발한 공격으로 끊임없이 골문을 위협했다.

연장 13분에는 골대 맞고 왼쪽으로 흐른 볼을 카라르가 기습적인 슈팅으로 연결하며 실점 위기를 맞았다. 골키퍼 이운재가 골대를 비운 상황. 수비수 김진규가 골 라인 바로 앞에서 가까스로 걷어냈지만, 아찔한 순간이었다.

이후 계속된 이라크의 공세를 힘겹게 막아낸 한국은 연장 종료 직전 이동국의 중거리슛이 크로스바를 훌쩍 넘기면서 결국 또 한번의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첫 번째 키커는 이천수였다. 이천수는 침착한 슈팅으로 골망 오른쪽을 가볍게 흔들었다. 이어진 이라크 하마르의 슈팅도 성공. 두 번째 키커로 나선 이동국은 자신있게 골대 오른쪽 구석에 정확히 골을 꽂아 넣었다. 그러나 이라크 역시 실수는 없었다. 세 번째 키커 조재진과 하이데르 후세인의 패널티킥도 성공. 3-3.

그러나 한국의 네 번째 키커 염기훈의 골망 왼쪽 구석를 향하던 슈팅이 골키퍼 누르의 손에 걸렸고, 이어 아메드가 슛을 성공시키면서 패색이 짙었던 한국은 마지막 키커 김정우의 슛이 오른쪽 골포스틀 맞고 나오면서 120분간의 사투를 패배로 마감했다.

CBS체육부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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