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쇠고기 판매에 따른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롯데마트에 이어 이마트와 홈플러스가 시판에 나선 이후 호주산쇠고기 판매량은 덩달아 늘고 국내산 돼지고기 소비량은 10%이상 급감하고 있다. 가격하락도 걱정이다.

도내 이마트 등에서 판매를 시작한 26일 kg당 3000원대를 근근히 유지하던 제주산 돼지고기 산지가격이 2926원으로 하락했다. 그동안 정부나 업계에서는 수입산과 국내산 소비가 구분되어 있기 때문에 국내축산업에 대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산쇠고기는 대형마트를 통해 최저이윤의 낮은 가격으로 기존 호주산이나 한우소비층이 아니라 규모가 큰 돼지고기 소비층을 주로 공략하고 있다.
이마트 역시 국내산 돼지고기 가격에 밑도는 수준으로 판매가격을 내걸어 돼지고기 소비층의 발길을 돌리게 하고 있다.

이참에 국내육류시장 구조를 바꾸기로 작정하고 나선 것이다. 국내시장이 수입육위주로 재편될 경우 국내축산업 퇴출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
일부에서는 가격과 광우병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 선택권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문제는 선택권의 전제조건인 미국산쇠고기에 대한 충분한 정보제공이 차단되고, 제도적 장치가 미흡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수입재개이후 광우병위험이 있는 갈비뼈를 비롯해 금속성 이물질과 심지어 다이옥신 등이 30차례이상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같은 사실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형마트를 통해 빠르게 소비가 확산되고 있다.

또한 생산이력제나 원산지표시제가 제대로 시행되지 않는 현실에서 국내산으로 둔갑 유통될 소지가 많다. 이 경우 소비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학교, 병원급식이나 음식점 등지에서 유통 판매돼 사실상 식품안전을 위한 소비자의 선택권이 침해받게 된다.

축산업은 감귤 다음의 지역경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한미FTA와 미국산쇠고기 수입으로 감귤에 이어 축산업까지 무너진다면 지역공동체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지역공동체의 살림살이와 생명까지 위협하는 미국산쇠고기의 유통 판매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임기환 한미FTA저지제주도민운동본부 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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