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김재형PD '왕과나' vs MBC 이병훈 PD '이산-정조대왕' 월화극 맞대결

   
 
   
 
'통산 전적 1승 1패, 3라운드 준비 완료'

야구 라이벌의 전적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사극 전문 PD인 '대장금'의 이병훈 PD와 '용의 눈물' 김재형 PD의 라이벌 전을 두고 방송가에서 회자되는 얘기다.

대한민국 방송 역사에서 손에 꼽을 수 있는 두명의 대표적 사극 전문 PD, 이병훈, 김재형. 이들이 또다시 같은 시간대 다른 방송사에서 편성된 사극을 가지고 한판 승부를 벌인다.

이번이 세번째. 두 거장은 각자 많은 히트 사극 드라마를 제작했지만 재밌는 것은 같은 시간대에 경쟁을 벌인 작품도 두차례나 있다는 것.

이것이 둘간에 인연인지 악연인지는 판단하기 쉽지 않지만 두 거장은 그동안 자존심을 걸고 작품을 만들면서 서로 한차례 '멕이고 받고'를 거듭해왔다.

먼저 1차전은 2001년에 벌어졌다. 이병훈 PD의 '상도'와 김재형 PD의 '여인천하'가 맞붙었다. '허준'이라는 국민드라마를 탄생시켰던 이병훈 PD는 야심차게 100만 부가 팔린 '상도'를 철저한 고증과 함께 내놓았다. 하지만 강수연 전인화 도지원 등 궁중'여인'들의 치열한 쟁탈전이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은 '여인천하'에 완패했다. '여인천하'의 평균 시청률은 33.3%(AGB닐슨 자료), '상도'는 18%를 기록했다.

2003년에는 '대장금'과 '왕의 여자'가 2차전을 벌였다. 이병훈 PD는 '대장금'(46.3%)으로 김재형PD의 '왕의 여자'(7.6%)에 통쾌한 설욕을 했다.

한번씩 주고 받은 이병훈 PD와 김재형 PD는 이제 2007년 8월과 9월 '왕과 나'(김재형PD, SBS)와 '이산 정조대왕'(이병훈 PD,MBC)으로 월화극에서 또다시 맞붙게 됐다.

양쪽의 드라마 제작진과 관계자 시청자들은 두 거장의 새로운 대결이 과연 어떻게 결론 날지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8월 20일 시작되는 김재형 PD의 '왕과 나'는 조선시대 환관 김처선을 주인공으로 한 일대기. 사랑하는 사람을 왕의 여인으로 떠나보내고 그를 한발짝 멀리서 지켜보는 환관 김처선의 삶을 조망한다. 한달 뒤인 9월 17일 첫 방송하는 이병훈 PD의 '이산 정조대왕'은 그동안 조명되지 않았던 정조대왕의 면모를 부각시킬 예정이다.

사실상 '왕의 여자'로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됐던 김재형PD는 이번 신작에 올인하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공개된 SBS와의 자체 인터뷰에서 '초심으로 돌아갔다'며 사뭇 비장함을 내비치고 있다. 그는 이어 "이 작품을 통해서 재기하고 싶다"며 "기도하는 마음으로 살았다"고 고백아닌 고백을 털어놓으며 깊은 속내를 드러내 보였다.

이병훈 PD도 최근 주인공 캐스팅 작업을 마무리 짓고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갈 준비를 갖췄다. 제작진내에서는 "갈수록 사극 캐스팅이 힘들다는 것을 이PD가 절감하신 것 같다"면서 "힘들지만 꼼꼼히 준비해오고 있는 만큼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귀띰했다.

이번 대결에서는 그동안 기존의 역사적 사실이나 인물에 대해 선 굵고 남성적 힘이 느껴지는 연출과 스토리를 즐겼던 김재형 PD가 잘 알려지지 않은 새 인물은 '내시'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춰 상상력을 발휘하고 있고. 반대로 상상력으로 인물 창조를 즐겼던 이병훈 PD가 정조 대왕이라는 역사적으로 친숙한 인물을 탐구하는 방식을 보여 이 또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두 방송사의 관계자들은 두 사극 거장의 세번째 대결을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시청자의 리모콘이 누구에게 향할지 궁금해지고 있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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