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올스타전은 프로축구 팬들에 대한 '팬 서비스'다. 경기 결과는 중요치 않다. 승부의 긴장감은 다소 떨어지지만 경기장 안에서 선수들이 마음 먹고 펼치는 다양한 '쇼'가 관전포인트다.

그중에서도 골세리머니는 선수들이 올스타전을 앞두고 가장 신경쓰는 부분. 경기전날 선수들이 머리를 맞대면 전술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골을 넣었을 때 어떻게 세리머니를 펼칠지에 대한 고민이 대화의 주를 이룬다.

4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우젠 바람의 여신 K리그 올스타전'에서도 다양한 골세리머니를 볼 수 있었다.

전반 18분 중부팀과 남부팀을 통틀어 가장 먼저 골을 넣은 중부팀의 데얀(인천)은 하프라인 부근으로 팀동료들을 끌고가 춤을 추며 기쁨을 만끽했다. 데얀과 중부팀 선수들이 선보인 춤의 정체는 TV개그 프로그램 '웃찾사'에 나오는 '퐁퐁퐁 춤'이었다.

34분 동점골을 터뜨린 남부팀의 남궁도(광주)는 군인 신분 답게 겸손한(?) 골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아크 서클 주변에 동그랗게 도열한 남부팀 선수들은 남궁도의 구령에 맞춰 관중들에게 큰 절을 올렸다.

후반 2분 골을 터뜨린 중부팀의 데닐손(대전)은 자신의 '별명'인 '데빡이'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동료들과 함께 선보인 기쁨의 몸짓은, 그의 명성을 있게 해준 '마빡이 춤'이었다. '철 지난 개그'라고 폄하하기에는, 이미 데닐손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동작이었다.

데닐손은 후반 22분 두번째 골을 넣고도 팀동료들을 독려해 또 다시 마빡이 세리머니를 선보이는 '뚝심'을 과시했다.

박주영도 이날만큼은 '기도 세리머니'를 버렸다. 43분 교체 투입되자 마자 골을 넣은 박주영은 팀동료와 함께 그동안 꼭꼭 숨겨뒀던 MBC 무한도전 하하의 '단신체조'를 추며 이날의 분위기를 만끽했다.

그외에도 이번 올스타전에는 평소 K리그에서는 볼 수 없었던 진귀한 장면들이 수차례 연출됐다.[BestNocut_R]

전반 44분 왼쪽 측면서 남부팀의 안영학(부산)을 앞에 두고 현란한 개인기를 선보이다 공을 밟고 쓰러지는 '망신'을 당한 중부팀의 이근호(대구)는 한동안 '큰 대(大) 자(字)'로 그라운드에 누워있다 일어나 땅바닥을 손으로 치는 시늉으로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또 남부팀의 뽀뽀는 후반 초반 자신이 날린 강력한 직접 프리킥을 중부팀 골키퍼 이운재(수원)가 선방하자 그에게 달려가 껴안으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한편 이날 경기서 차범근 수원 감독이 이끄는 중부팀은 박항서 감독의 남부팀을 5-2로 제압했다.<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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