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맞교환 거부하면 끔찍한 결과 책임져야" 위협

부시 미국 대통령과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한국인 인질과 탈레반 수감자와의 맞교환 석방을 거부하기로 결론을 내림에 따라 한국인 피랍자들의 안전문제가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은 6일 낮(현지시각) 미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탈레반에 양보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고든 존드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날 정상회담 직후 "한국인 피랍자와 관련한 탈레반과의 협상에서 보상이 주어져선 안 된다는 데 합의했다"면서 "탈레반에 양보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AP통신은 "고든 존드로 대변인은 탈레반의 (납치활동)을 고무시키는 보상이 있어선 안 된다"면서 "그들은 야만적이고 잔인한 행위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존드로 대변인의 이러한 발언은 지난 3일의 니콜라스 번스 미 국무부 정무차관의 "인질 협상에서 몸값 지불과 맞교환 석방에 반대한다"는 입장과 맥을 같이 한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이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탈레반은 잔인하고 냉혹한 학살자"라면서 "무고한 생명을 지키는 데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하겠으며 탈레반에 강력히 맞서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탈레반은 무고한 생명을 살해하는 학살자들"이라면서 "그들은 그들을 지키고자 무고한 사람들을 인간방패로 이용하고 있다"면서 탈레반을 비난했다.


[부시 "테러와 테협없다" 오디오 영상]

부시 대통령은 "우리는 무고한 생명을 구하려는 군사작전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고 말해 군사작전을 하지 않을 것임을 내비쳤다.

부시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으로 미뤄볼 때 탈레반의 요구사항인 한국인 인질-탈레반 수감자 맞교환 석방에 대해 거부한 것으로 해석된다.

카르자이 대통령도 "부시 대통령과 이 문제(한국인 인질 등)에 대해 많은 얘기를 했다"면서도 "그들은 인질로 우리를 위협하지만 정부에 대한 위협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탈레반은 무고한 어린이와 성직자, 구호인력을 공격하는 비겁한 행동을 자행하고 있다"면서 "그들은 산악지역에 숨어 있지만 아프간 국민과 미국, 세계를 위해 테러범들과 싸우고 있으며 그들을 패퇴시킬 것"이라고 다짐했다.


[카르자이 "테러와의 전쟁 계속될 것" 오디오 영상]

카르자이 대통령은 하루 전인 5일 미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탈레반의 요구에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부시 대통령과 카르자이 대통령의 이날 정상회담에서 한국인 인질-탈레반 수감자 맞교환 석방에 대해 거부한다는 입장을 표명함에 따라 한국인 인질들의 안전이 크게 우려된다.

탈레반은 "미-아프간 대통령이 맞교환 석방을 하지 않을 땐 모든 책임이 두 대통령에게 있다"며 "맞교환을 하지 않으면 끔찍한 결과(인질 추가 살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탈레반은 추가인질살해를 할 경우 그 책임을 미국과 아프간으로 돌리면서 또다시 심리전을 펴며 장기전으로 갈 공산이 있다.
워싱턴=CBS 김진오 특파원 kimoh@cbs.co.kr 김진오의 블로그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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