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에도 역사가 있다
몽골의 지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물은 칭기스칸과 수흐바트라이다. 칭기스칸은 역사적으로 유래 없는 제국을 건설했던 상징적 존재로서 모든 몽골인의 표상이 되고 있다. 몽골제국의 영향은 고려시대 제주에까지 미쳐서 100년 가까이 그들의 지배를 받기도 했다. 수흐바트라는 몽골의 국부(國父)로 불린다.

그래서 그의 이름을 딴 수흐바트라 아이막(도단위 행정구역)이 있고, 울란바토르 수흐바트라 광장과 말을 탄 그의 동상이 곳곳에 세워져 있다. 그는 1924년 몽골인민공화국을 수립한 인물로 칭기스칸과도 같이 몽골인들로부터 추앙받고 있다.

현재의 몽골은 1990년대 초 소련연방이 무너지면서 소비에트 사회주의의 중앙계획경제를 포기하고 자본주의 시장경제로 체제를 전환했다. 그러나 약 70년 동안의 소비에트(USSR)와의 국교관계는 현재에도 그들 생활 주변의 곳곳에서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몽골과 한국과의 국교는 1990년 3월 26일에 정식으로 수립되어 여러 분야에서 협력이 이루어지고 있고, 민간교류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몽골과 제주와의 관계는 2003년 여름, 제주미술협회와 몽골미술가연합(Union of Mongolian Artists)이 몽골의 울란바토르에서 정식으로 협정을 맺으면서 시작되었다.

당시에 협정을 조인했던 제주 대표는 김현숙 미협회장과 몽골미술가 연합의 L. 볼트(BOLD) 회장이었고, 2년에 한번 몽골과 제주에서 번갈아가며  교류전을 개최하기로 하였다. 그 협정에 의해 2005년 몽골미술가연합(Union of Mongolian Artists)의 갤러리에서 첫 교류전이 있었는데 참여 작가 수는 제주 29명, 몽골 36명이었다.

2007년 8월 3일~8월 8일까지 열리고 있는 제주·몽골미술교류전에는 몽골 34명의 작품 50점과 제주 74명의 작품이 출품되었고, ‘바다의 향, 초원의 바람(The scentof an ocean, the wind of a plan)’이라는 주제로 열리고 있다.

△몽골의 현대미술
몽골의 현대미술은 몽골인민공화국이 소비에트와 국교관계를 갖고 있었던 1942년부터 시작되었다. 사회주의 노선을 지향했던 몽골에 개인적인 표현이 농후한 현대미술의 도입은 획기적인 일이었다.

당시 현대미술을 소개했던 선구적인 인물은 모두 7명이었는데, 발단도르체(Baldandorj), 찰도크(choidog), 테베크차브(Tsevegjav),야단수렝(Yadansuren) 등이다. 이들에 의해 주도된 몽골의 현대미술은 몽골미술가연합(Union of Mongolian Artists)의 연륜과 같아 올해로 65년의 역사를 공표하게 되었다.

몽골미술가연합(Union of Mongolian Artists)으로 대표되는 몽골의 현대미술은 사회주의 사실주의의 영향에서 점차 멀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03년 몽골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본 작품과 이번의 출품된 작품들에게서 받는 인상은 다름 아닌 몽골의 역사만큼이나 강렬한 메시지로 다가온다. 일상의 서정성, 초원의 풍경, 역사적인 잔상들, 추상적 형태로 해체되는 이미지들은 같은 이름의 현대미술이라고 하지만, 분명 바다와 초원의 향기는 다르게 풍기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김유정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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