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모 일간지 기사 “골목상권은 왜 살려야 하는가” (2007.5.30) 와 “중소 상인과 롯데마트 ‘윈윈’ 상호협약체결” (2007.8.3)을 읽었다.
전자는 제주지역의 풀뿌리 상권인 골목상권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범도민 토론회에 대한 기사이며 후자는 롯데마트입점과 관련해 지역 중소 상인들이 크게 반발하면서 빚어온 갈등이 상인등과 롯데마트간에 상생협약서를 체결하면서 일단락이 될 전망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생각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중소상인의 입장에서 여기에 안주하지 말고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해야 만하는 다른 출발점이기도 하다. 어느 동네를 가든 작고 낡은 ‘구멍가게’가 있다.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편의점이 자리 잡고있다.
구멍가게는 어둠이 오기가 무섭게 문을 닫지만 편의점은 24시간 불을 밝히고 있다.
동네슈퍼에 들어가면 시계가 멈춰 있는 느낌이다. 편의점이나 대형 마트에 가면 누군가 찾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물건이 넘쳐나고 종업원이나 물건을 사려는 고객이나 모두 활기가 넘치며 생동감이 흐른다. 구멍가게는 1996년부터 2004년 사이에 전국적으로 14만개가 사라졌다. 2007년 현재 24시간 편의점은 1만개를 넘어 섰다.

이제 편의점과 대형마트는 도시에서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필수공간일 뿐만아니라 도시공간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속도와 편리성이 우리 사회를 어떻게 야금야금 삼키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자석식 전화기에서 휴대폰으로 우리를 정착민에서 유목민으로 변하게 하고 있다. 종이신문에서 인터넷판 신문 또는 포탈뉴스로 우리는 리얼타임(real time)으로 시공간을 초월해 전세계의 소식과 정보를 획득한다.

국군장병아저씨에게 쓴 위문 편지가 언제 받아 보실 수 있을까 설래이며 우체부아저씨에게 부탁했지만 이제 배달의 꽃인 퀵서비스가 등장했다. 이제 속도와 편의성에 더해 필요성이 일상생활을 바꾸게 하고 있다.

급변하는 초광속 지향시대에 제주의 중소상인과 대형마트의 진정한 의미의 상생전략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골목상권을 왜 살려야 하는가’ 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골목상권을 살리는 방안이 무엇인가’를 꼼꼼히 따져야 할 것이다.
<좌성욱 카넘버원(주) 대표이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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