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계시기에 험한 세상도 무섭지 않아요”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빨리 일어서야지요”

‘아버지와 친한가’를 묻는 질문에 쑥스럽다는 듯 고개를 숙이는 진영이(가명·14·표선중1년).“같이 있을때는 말도 잘하면서”라고 웃음짓는 아버지 강모씨(45·표선면 표선리)는 “아들녀석은 제가 사는 이유입니다.또래와 뛰노는 아이를 보니까 오기 잘했다는 생각이 드네요”라며 진영이 머리를 쓰다듬었다.

제주도가 26일 오후11시 명도암 유스호스텔에서 마련한 ‘부자(父子) 가정 만남의 날’행사장을 찾은 이들은 처음의 어색함도 잠시,다양한 이벤트를 함께 하며 흉금을 터놓기 시작했다.

행사장을 찾은 부자가정은 도내 40여세대 80여명.방학을 맞은 아이들은 물론,하루 일을 쉬고 행사장을 찾은 아버지들은 간만의 여유로움 속에서 한꺼풀 시름을 벗겨냈다.

이날 참가자들은 허철수 도청소년종합상담실장(제주대 교수)의 ‘행복한 가정만들기’주제특강을 경청하고 전문상담원의 진행아래 가족상담과 소그룹상담 등을 거치며 가족의 소중함도 되새겼다.

참가권유를 받고 처음엔 망설이기도 했다는 임모씨(42·이도2동)는 “같은 아픔을 지닌 사람들끼리 마음을 나누며 희망을 꿈꿀수 있는 자리가 많아졌으면 좋겠다”며 “아이들의 미래에 대한 책임감과 그 못지 않는 힘이 솟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행사를 주관한 도여성정책과 관계자는 “실업·가정파괴·나홀로 가정 등으로 이중삼중 고통을 받는 부자가정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무엇보다 필요한 때”라며 “적극적으로 행정력을 동원,이들의 자립과 화합에 보탬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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