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력과 재벌에 이은 제3의 권력 언론.

전직언론인 정경희씨(68)가 언론노련 총서 시리즈로 펴낸 「곧은 소리」(도서출판 바다)는 과거의 청산 없이 마지막 성역(聖域)에 안주한 언론의 궁극적인 역할론을 되묻는 책.

이번 책에 묶인 글은 정씨가 1996년 8월초부터 지금껏 언론전문지 「미디어오늘」에 ‘곧은 소리’제하로 연재했던 글과 「저널리즘」 등 각종 전문지에 개제했던 글을 선별,언론이 안고있는 복잡다기한 문제들을 다양한 시각에서 관철해낸게 특징이다.

정씨는 “한국언론의 자화상을 뭉뚱그리면 인간적 흥미로 뛰는 박수부대요,구조적 개혁에는 냉담하거나 부정적인 본능적 보수주의자”라고 일침,“방관자 내지 지적인 토론이나 반성없는 현실은 극복해야할 숙제”라고 역설한다.

온갖 권력집단들의 부침(浮沈)에도 불구,여전히 ‘무관(無冠)의 제왕’ 자리를 지키고 있는 언론 생태를 꼬집은 정씨는 “언론인은 엘리트로서의 자각 이전에 엄격한 직업의식과 윤리관을 확보해야한다”며 언론이 ‘사기(私器)’아닌 ‘공기(公器)’로 탈바꿈할수 있는 계기는 ‘철저한 직업정신’이라고 강조한다.

서울대 문리과대학 사회학과를 졸업한 정씨는 1958년 한국일보에 입사,외신부장·문화부장·논설위원을 역임하고 1993년 정년퇴직했다.저서로 「정의를 잊은 남녀」(대학출판사) 「한국고대사회문화연구」(일지사) 등이 있다.9500원.<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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