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확한 크로스, 답답한 골결정력' 한국 축구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수십년간 지적된 '고정 레퍼토리'가 청소년 대표팀에서도 어김없이 되풀이되고 있었다.

설상가상 한국 축구의 최대 강점으로 꼽혀온 강한체력, 투지, 정신력도 찾아볼 수 없었다. '미리 보는 2014월드컵'이 2007 국제축구연맹(FIFA) 청소년월드컵의 의미라면, 적어도 이 경기만 놓고 봤을 때 한국 축구의 미래는 그다지 밝지 않았다.

박경훈 감독이 이끄는 한국 17세 이하(U-17) 청소년대표팀은 21일 오후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와의 대회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후반 막판 연달아 실점하며 0-2로 패했다.

2경기 180분 동안 경기를 치르며 단 한골도 넣지 못한 한국은 2패로 A조 최하위로 처지며 16강 진출에 '적신호'가 켜졌다. 대회 16강 자력 진출은 무산됐다. 오는 24일 울산에서 열리는 토고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서 승리를 거둬야만 다음 라운드 진출의 희망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지난 18일 개막전서 페루에 0-1 패배를 당했던 박경훈호는 전술 변화와 일부 선발 선수 교체를 통해 2차전서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상대의 측면과 배후 공간을 노리는 것이 한국의 주요 전략이었다.

전반 중반 이후 박경훈 감독의 의도는 서서히 빛을 발하는 듯 했다. 4-2-3-1 포메이션을 꺼내든 한국의 '원톱' 주성환과 공격형 미드필더 윤빛가람을 축으로 좌우 측면의 배천석과 최진수가 부지런히 상대 수비진을 압박했다.

전반전에 몇차례 득점 기회도 있었다. 18분 윤빛가람의 패스를 받은 주성환이 문전에서 돌파를 시도하다 불발됐고, 29분과 31분에는 최진수의 직접 프리킥이 코스타리카 골키퍼를 긴장시켰다. 40분에는 윤빛가람이 문전혼전 중 결정적인 슈팅 찬스를 잡았지만 골키퍼 정면에 안겼다.

배천석 대신 이용재 투입후반에도 공세는 이어졌다. 후반 3분 주성환이 빨랫줄 같은 중거리 강슛을 날렸지만 볼이 골대 모서리를 맞고 흘러나오는 불운을 겪었다. 6분에는 윤빛가람의 크로스를 받은 오른쪽 측면 수비수 정현윤이 사각에서 때린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BestNocut_L]하지만 계속되는 한국의 공세에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던 코스타리카는 후반 39분 골을 기록하며 경기 분위기를 단숨에 뒤집었다. 미드필드 지역서 페랄타가 시도한 킬러패스를 받은 우레나가 한국 골키퍼 김성규마저 제친 뒤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켰다.

박경훈호는 남은 시간 총공세에 나서봤지만 별다른 소득은 없었다. 오히려 한국은 후반 인저리타임에 첫번째 골 어시스트의 주인공인 페랄타에게 쐐기골까지 내주며 주저 앉았다.

한편 북한은 같은 시간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B조 2차전에서 '세계 최강'의 높은 벽을 실감하며 6-1로 무릎을 꿇었다.<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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