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오씨, 놀이패 한라산 창립 20주년 기념 이야기마당서 제언

“놀이패 한라산의 20년을 돌아보는 것은 제주에서 소위 ‘딴따라’로 살아가는 광대패거리들에겐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일과 다름없다”

지난 25일 오후 3시 제주영상미디어센터 신산갤러리에서 열린 놀이패 한라산 창립 20주년 기념 ‘난장굿’이야기마당은 놀이패 한라산을 비롯한 제주지역 마당굿의 역사를 돌아보고 향후 방향과 과제를 짚어보는 자리였다.

이날 한진오씨(전 풍물굿패 신나락 대표)는‘할로영산을 차지한 오소리잡놈들 ’주제 발제를 통해 “80년대 초반 극단 수눌음이 불모의 땅에 작은 싹을 틔운 이후, 섬사람의 숨통을 풀어내며 오늘까지 4·3과 제주현안을 주제로 끊임없이 굿판을 펼쳐왔다”면서 놀이패 한라산 이십 년의 문예운동을 가름했다.

한씨는 “놀이패 한라산하면 떠오르는 것은 단연 4·3”이라면서 “지난 이십년 동안 놀이패 한라산은 4·3의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만방에 알리는 선봉에 서 왔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90년대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사회운동진영, 문화운동진영의 변화에 놀이패 한라산도 예외가 아니”였다면서 “이런 와중에 그동안 펼쳐온 사월굿의 내용적 경향도 생기를 잃었다”고 말했다.

그는 “놀이패 한라산의 가장 큰 성과라면 특정한 주제나 목적아래 문학, 미술, 무용, 음악 등의 장르가 종합한 일종의 형체적 행위로서 ‘함께 겪는 연극’의 실현”이라면서 “이같은 그들의 마당미학을 끝까지 밀고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자로 나선 고희송 제주문화예술재단 연구사(전 연극인)는 놀이패 한라산의 정체성이 훼손되지 않으면서 좀더 많은 대중이 공감할 수 있는 작품소재 발굴에 노력해줄 것을 주문했다.

또 연극인 고동원씨는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개발을,  문학평론가 김동윤씨는 다양한 계층·세대를 겨냥한 작품 개발을 촉구했다.

문무병씨(전통문화연구소 이사장. 제주지역 마당굿 연출 초연자)는 “놀이패 한라산의 마당굿은 제주말과 굿의 전통을 이으며 변방에서 중앙을 쳐 울린 독특한 형식을 지녔다”면서 “베케트의 연극형식이 있듯이 제주 마당굿 나름의 형식이 있다. 이번 자리에서 마당굿의 가능성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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